“지위 낮아도 돈많으면 성공” 68%… “내집 꼭 있어야” 70%
제일기획, 6개 도시 3800명 조사
제일기획이 ‘2013 대한민국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데이터 보고서’를 통해 분석한 요즘 한국 소비자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제일기획은 국내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해 지난해 말 서울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6대 도시의 13∼59세 남녀 3800명을 조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회적 가치관은 능력주의 사회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빈부격차를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사회 가치관을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67%는 ‘우리 사회는 능력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든 곳’이라고 대답했다. 66%는 ‘잘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의 경제적 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사회적 현안과 관련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상의 집회 및 행사에 참여하는 행동에 나서겠다’는 질문에는 24%만 동의했다.
소비자들은 경제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었다. 경제와 재테크 분야를 묻는 설문에서 ‘돈이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질문에 84%의 응답자가 동의했다. ‘사회적 지위는 조금 낮더라도 돈을 많이 벌면 성공한 것’이라는 질문에도 68%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치밀한 재테크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소득과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답변은 32%에 그쳤다.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람도 22%에 불과했다.
집에 대한 인식에서 ‘내 집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70%가 동의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집은 투자보다 거주의 목적이 더 크다는 생각(60%)을 소비자들은 가지고 있었다.
어려운 시대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인식이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가족관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82%는 ‘내 인생에서 가족이 제일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특이한 점은 ‘자식이 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질문에 10대 응답자의 39%가 동의해 부양의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38%였고 30대와 40대, 50대 응답자들은 28%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가족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부모라도 자녀의 사생활은 보호해줘야 한다’는 데 70%가 동의했으며, ‘부모라고 해서 자녀를 위해 무조건 희생할 수는 없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54%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20대의 61%는 무조건적인 부모의 희생을 반대했다.
‘입양을 할 생각이 있다’는 질문에는 24%, ‘사랑하는 사이라면 결혼 전에 동거하는 것도 괜찮다’는 질문에는 40%만이 동의해 여전히 가족과 관련해 보수적인 인식도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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