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대전, 유행에 가장 민감… 광주는 아웃도어 의류 쇼핑 1위

꿈 꾸는 소년 2014. 8. 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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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3 03:00:00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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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행에 가장 민감… 광주는 아웃도어 의류 쇼핑 1위

전국 주요 도시 패션 소비성향 분석

《 전국에서 유행을 가장 빨리 받아들이고, 남들보다 튀어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는 어디일까. 또 아웃도어 의류 쇼핑에 가장 관심이 많은 곳은 어디일까. 한국리서치가 전국 20∼59세 남녀 79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내놓은 2012년 패션 소비와 구매 성향 분석에 따르면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가 가장 많은 도시는 대전이고, 실제 패션 관련 쇼핑이 가장 빈번한 도시는 광주였다. 본보는 한국리서치 조사를 토대로 유통 채널별 주요 업체인 롯데백화점(백화점), GS샵(홈쇼핑), 옥션(오픈마켓)에 의뢰해 지역별 패션 소비성향을 분석했다. 이렇게 만든 ‘대한민국 패션지도’에는 패션 소비의 지역적 특성이 뚜렷이 드러난다. 》



▼ ‘돈 쓸땐 신중’ 대전… 연예인 패션 관심 많지만 충동구매 NO ▼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패션에 가장 관심이 많은 도시는 단연 대전이다. ‘유행을 빨리 받아들인다’, ‘연예인 패션을 따르는 편이다’, ‘편안함보다는 패션을 따른다’는 항목에 ‘그렇다’는 응답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 소비자들의 이 같은 관심이 곧바로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 다. 대전의 소비자들은 최근 1년간 의류를 평균 4.62회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은 4.87회다.

패션에 대한 관심과 실제 소비 사이의 간극은 충청권 소비자들의 태생적인 기질을 드러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충청권 주민들은 선거 때마다 판세는 일찌감치 정확하게 읽으면서도 정작 본인이 투표할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는 매우 신중한 특성을 보인다. 이 같은 양상이 패션 소비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충남 천안 출신인 윤운성 선문대 상담산업심리학과 교수는 “충청도 사람들은 호기심은 많지만 확신이 선 뒤에야 행동에 옮기는 경향이 짙어 충동구매 성향은 낮다”며 “워낙 기질적으로 체면과 체통을 중시하다 보니 옷 하나를 입더라도 브랜드를 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 지역은 ‘정말 필요한 게 있을 때만 쇼핑을 한다’(47.2%), ‘쇼핑 계획을 세우기 위해 인터넷을 자주 이용한다’(33.8%)는 응답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유명 상표 제품을 구입한다’는 응답도 35.7%로 서울(36.5%)과 큰 차이가 없었다. 대전을 제외한 충청 지역은 39.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 ‘지갑 잘 여는’ 광주… 의류 쇼핑 빈도 최고… 속옷까지 멋쟁이 ▼

광주는 가장 적극적으로 패션 쇼핑을 하는 도시로 꼽혔다. 최근 1년간 의류 구매 횟수에서 광주는 5.68회로 개인소득 전국 1위 도시인 울산(5.63회)을 제치고 가장 빈도가 높았다. 현대카드의 패션 관련 빅 데이터 분석에서도 호남권의 패션 매출 성장률은 24%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김기주 한국리서치 이사는 “맛과 멋 등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한 주요 영역에서 전통적으로 남다른 재주를 보여 왔던 이 지역 사람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광주는 특히 아웃도어와 스포츠의류에 대한 관심이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아웃도어업체 K2 광주상무점의 문재식 사장은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지역 소비자들의 성향상 평상복으로까지 번진 전국의 아웃도어 열풍을 가장 빨리 받아들인 것 같다”며 “광주 근교에 유명한 산이 많아 가까이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기회가 많은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홈쇼핑업체 GS샵이 1분기(1∼3월)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패션 관련 매출을 분석한 결과 광주의 패션에 대한 지출 비중이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속옷을 가장 많이 구입한 도시로 나타난 점도 눈길을 끌었다. GS샵 관계자는 “서울 강남구에서 목적성이 뚜렷한 몸매 보정 속옷을 가장 많이 구입한 것과 달리 광주에선 속옷 매출이 전반적으로 높았다”며 “남에게 보이진 않더라도 자기만족을 위해 패션 아이템을 사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 ‘평판이 중요해’ 대구-부산… 지역 디자이너-업체 브랜드 충성도 높아 ▼

주부 이혜은 씨(40·대구 수성구 범어동)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백화점을 찾는다. 신규 브랜드와 패션쇼에 대한 최신 뉴스들을 열심히 섭렵하지만 실제 구입하는 브랜드는 두세 곳에 한정돼 있다. 이 씨는 “오랫동안 직접 입어 품질이 검증되고 주변 사람들의 평판도 좋은 브랜드 위주로 구입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의 전국 주요 점포 매출 분석 결과 전체 매출에서 의류와 잡화 등 패션 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구점(74.5%)이 가장 높았다. 외국 유명 브랜드(명품) 매출 구성비중도 대구점(21.7%)이 서울 소공동 본점(19.3%)보다 높았다.

대구 소비자들이 백화점을 주로 이용하고 외국 유명 브랜드 구입 비중이 높다는 것은 이 지역 주민들의 고급 패션 수요가 높고 보수적인 성향을 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점택 롯데백화점 바이어는 “대구는 ‘섬유 도시’의 전통 때문인지 소비자들이 옷감의 품질이나 디자인을 꼼꼼히 따지는 편”이라며 “대구 지역 디자이너 브랜드인 ‘도호’ 등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명성을 쌓은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부산도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캐주얼의류 중 가장 선호하는 상표를 묻는 질문에서 전국 1∼3위는 빈폴, 게스, 리바이스 순이었다. 그러나 부산(12.8%)과 울산(7.8%)에서는 ‘인디안’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부산에 연고를 둔 ‘세정’이 만드는 브랜드로 오랫동안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트렌드 유입 속도나 과감한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는 부산 지역이 단연 1위였다. 스카프나 브로치, 모자 등 개성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잡화 상품의 매출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과감한 색상과 화려한 패턴으로 유명한 수입 패션브랜드 ‘오일릴리’가 롯데백화점 점포 가운데 울산점에서 가장 매출이 높았다. 임 바이어는 “만선(滿船)을 알리기 위해 빨간 깃발을 내걸고 귀항했던 데서 유래해 부산 등지에서 빨간 내복이 복을 불러오는 아이템으로 사랑받는 것처럼 바다를 접한 도시들에선 강렬한 색상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 ‘좋은 물건 싸게’ 수도권… 세일 이용 합리적 가격 수입품 ‘가치소비’ ▼

수도권은 패션 소비 규모에서 단연 전국 1위다. 다양한 쇼핑 채널과 브랜드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충동구매 성향도 높게 나타나지만 불황에 따른 가치소비 트렌드가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기분 전환을 위해, 또는 나쁜 일을 잊기 위해 쇼핑을 한다’(31.8%), ‘쇼핑센터에 가면 금방 무엇이라도 사고 싶다’(47.5%)고 답한 응답자는 서울이 가장 많았다.

반면 같은 물건이라면 최대한 싸게 싸려는 ‘알뜰 소비자’ 비율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옷은 세일 기간이나 할인매장에서 구입한다’는 비중도 서울(49.3%)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롯데백화점은 특히 서울 강남 지역에서 가치소비를 상징하는 제조일괄유통형(SPA) 브랜드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서울 잠실점과 강남점의 영 트렌디 상품군의 90% 이상은 SPA 브랜드다. 롯데 측은 “강남 지역 소비자들이 패션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데다 가치소비도 빠르게 확산되다 보니 회전 주기가 빠른 SPA 브랜드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경기권인 일산점에선 ‘코치’ ‘에트로’ 등 합리적 가격대의 수입 유명 브랜드들이 강세다. 경기 분당점의 40대 이상 고객 비중은 65%로, 본점(42%)보다 훨씬 높았다. 롯데 관계자는 “손자손녀를 위해 아동복을 구입하려는 실버 계층이 많아 아동복 매출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는 독특한 상권”이라고 분석했다.

강원 지역은 충동구매나 트렌드를 추종하는 경향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그러나 ‘되도록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려 한다’(45.1%), ‘가능하면 국산 제품을 구입하는 편이다’(64.8%)는 응답은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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