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은 7일 “지난 2011년부터 4년간 무등산 내 주요 등산로를 중심으로 19개 지점에서 피톤치드 물질과 생리적·심리적 변화실험 연구를 수행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이름을 붙여 ‘건강 산책로 4구간’을 발굴·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무등산 내 피톤치드 물질은 고도가 높은 지역보다는 낮은 지역에서, 기온이 높은 7∼9월과 오후 4시와 7시를 전후해 농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산책로인 ‘숲 향기 상쾌한 길’은 증심사∼제1수원지∼삼나무숲∼편백숲(소요시간 30분)이며, 2산책로 ‘철쭉 빛깔 고운 길’은 원효사∼늦재∼바람재∼토끼등∼돌샘(90분) 구간이다.
또 ‘계곡바람 시원한 길’이란 이름이 붙은 3산책로는 청풍쉼터∼옛주막터∼충장사∼원효계곡∼관음암(120분), ‘물소리 청량한 길’인 4산책로는 동적골∼증심사 입구∼증심교∼당산나무∼약사사(80분) 구간으로 선정됐다.
특히 접근성이 좋고 노약자나 환자들도 쉽게 거닐 수 있는 완만한 구간인 ‘1산책로’는 피톤치드 농도가 최대 2080pptv로 편백숲으로 유명한 장흥 우드랜드(1626pptv)보다 높았으며, 여름인 6∼8월과 봄인 5월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하루 중에선 오후에 피톤치드의 농도가 높아졌는데, 이는 오전에 생성된 피톤치드가 오후 2시 이후부터 숲 바닥에 쌓이는 현상 때문이다.
공기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음이온도 제1수원지 편백숲과 삼나무숲 계곡에서 가장 높았으며, 7월에는 ㎤당 1900∼2400개로 인체 건강에 필요한 음이온 700개의 3배를 넘어섰다.
광주 도심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2산책로는 봄철 철쭉이 만개하는 덕산너덜을 끼고 있어 5월 봄꽃과 11월 단풍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으로 꼽혔으며, 옛길 1구간을 경유하는 3구간은 트레킹이 가능하고 피톤치드도 풍부해 청장년층들이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게 챙길 수 있는 구간으로 선택됐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또 조용하게 사색을 즐기고 싶은 탐방객들에게는 동적골과 증심사천을 따라 평탄한 길을 걸을 수 있는 4산책로를 추천했다.
이와 함께 시보건환경연구원이 무등산 편백숲과 광주 도심에서 각각 20분 활동 후 혈압과 기분 상태를 측정한 결과, 편백숲에서는 혈압강하 효과와 활기가 증가된 반면 긴장·우울·분노·피곤도 등이 도심보다 50% 이상 감소했다.
김은선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연구원 4명이 4년동안 근무시간 틈틈이, 휴일시간 등을 이용해 무등산 내 피톤치드 농도를 조사해 건강 산책길을 만들게 됐다”면서 “광주시민들이 무등산을 더욱 소중히 아끼고, 100세 시대에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진표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