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偉大한 神의 傑作, 흙 - 임종학 [전우회 강원지회. 제188호.2020.3.15]

꿈 꾸는 소년 2020. 12. 20. 19:01

☞ 위대하다 : 도량이나 능력, 업적 따위가 뛰어나고 훌륭하다.

☞ 걸작 : ① 매우 훌륭한 작품. ② 우스꽝스럽거나 유별나서 남의 주목을 끄는 사물이나 사람.

 

 매일 이른 아침 아내와 함께 텃밭으로 나간다. 약 8년 반 동안 해외 근무를 마감하고 歸國, 歸農 후 글 쓰는 농부로 새롭게 삶을 試圖한 지 그럭저럭 두 달째다. 그동안 아내 혼자 꽤나( 보통보다 더한 정도로.) 넒은 텃밭농사를 하느라 힘들었을 勞苦에 감사하고 애잔한 마음이 든다. 이제부터는 힘들 일을 내가 해결하기로 다짐하고 부지런히 텃밭 사이로 새고랑을 만들거나 텃밭 주변에 茂盛한 잡초를 제거하는 등의 농사일을 하기 위해 삽과 괭이와 친구가 되었다. 서툰 농기구로 흙을 뒤집고 다듬는 일을 할 때는 온몸에 땀이 범벅이지만 修行하는 修道僧의 마음으로 천천히 한 땀 한 땀 흙을 다룬다. 이제는 그동안의 해외 프로젝트의 이슈들에 휘말려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어졌고 처리해야 할 빡빡한 일정도 없으니, 그저 나 자신의 삶과 마주하고 자유로움과 넉넉함을 누리고 싶다.

☞ 범벅 : ① 여러 가지 사물이 뒤섞이어 갈피를 잡을 없는 상태. ② 질척질척한 것이 몸에 잔뜩 묻은 상태

☞ 수행 : ① 행실, 학문, 기예 따위를 닦음.

            ② 생리적 욕구를 금하고 정신과 육체를 훈련함으로써, 정신의 정화나 존재와의 합일을 얻으려고 하는 종교적 행위. 

 

 收穫의 季節을 맞아 텃밭엔 토마토와 수박, 참외를 비롯해 오이며 부추 등이 한창이다. 일손을 멈추고 잠시 땀을 씻은 다음, 노랗게 濃익은 참외를 한 입 베어 먹으며 宇宙의 기운도 함께 베어 먹는다. 우주의 巨大한 기운이 이 땅, 이 흙에 그대로 含浸되어 작은 씨앗 하나, 작은 모種한 그루를 이렇듯 豊盛하고 수백 수천 곱절의 수확물로 우리 인간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참으로 위대하고 감사하다. 인간도 그저 자연의 일부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농익다 : ① 과실 따위가 흐무러지도록 익다. ② (비유적으로) 일이나 분위기 따위가 성숙하다.

               ③ 여인의 몸이 매우 성숙하여 농염하게 되다.

☞ 함침 : 가스 상태나 액체로 물질을 물체 안에 침투하게 하여 물체의 특성을 사용 목적에 따라 개선함. 또는 그런 . 방부, 방습, 염색, 가연성의 감소 따위를 위하여 행한다.  

 

☞ 모종 :  옮겨 심으려고 가꾼, 이외의 온갖 어린 식물. 또는 그것을 옮겨 심음.

 

 며칠 전부터 감자도 수확하고 노란 옥수수며 鮮紅빛 고추도 수확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선홍빛 아름다운 고추를 딸 때면 농사의 기쁨도 같이 따낸다. 누가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색깔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내가 한여름 수확하고 있는 선홍빛 고추색깔이라고 말하리라.

☞ 선홍빛 :  매우 산뜻하고 밝은 느낌을 주는 붉은 빛깔. (=선홍색)

 

 해외생활 동안 밤이 되면 가끔씩 밤하늘을 感想하곤 했다. 그때 이후로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밤하늘에 떠있는 보름달이라고 생각해 오던 나의 價値觀에,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색깔이 이 선홍빛 고추색깔이라는 또 하나의 가치관이 덧붙여진 셈이다. 아파트 옥상에서 마르고 있는 선홍색의 아름다운 고추를 보고 있자면 색깔을 통해 우리 인간이 느끼는 감성이 제각각이겠지만 나에게는 아름다움의 定義 그 自體이다.  

☞ 정의 :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 또는

☞ 자체 : ① 다른 것을 제외한 사물 본래의 몸체. 또는 바로 본래의 바탕. ② 외부적 영향 없이 내부적이거나 독립적임

 이른 아침 텃밭에서 흙을 다루던 일을 마치 후 땀범벅이 된 몸을 말끔히 씻고 개운한 상태로 소파에 앉아 休息하노라면 내가 살아있다는 存在感과 조용한 幸福感으로 가득하다. 이 순간이야말로 요즘 들어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일과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인생이란 무엇이며 행복이란 무엇이다"라고 단정적을로 정의하기란 그 범위가 매우 넓으면서도 曖昧하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살아오며 스스로 나 자신을 향해 던지는 행복의 命題는 '安分知足과 自我實現'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어진 삶의 條件들에 만족하고 감사해 하며, 사회주면에 외면된 이들을 위해 적게나마 成就感과 자아를 實現하는 것이리라.

 초보 농사꾼으로 내가 흘리는 땀의 가치에 비해 훨씬 풍성한 報答의 結實을 내어주는 흙이야 말로 신이 인간에게 配慮한 위대한 작품임을 實感하게 된다. 흙에 대한 신의 攝理에 감하하며, 남은 삶을 글 쓰는 농부로 하루하루 平凡하게 살아가려 한다. 시간 나는 대로  시, 수필 드으이 문학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도 한다. 흙에 뿌리를 내린 미국문학의 위대한 先驅者인 '휘트먼'은 草原에 우뚝 솟아 있는 한 그루의 떡갈나무를 보고 대자연의 위대함을 禮讚하고, 그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노래했다. 내가 텃밭농사를 통해 흙의 위대함을 예찬하는 것도 시인 '위트먼'의 思惟를 따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사유 : ① 대상을 두루 생각하는 . ②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