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年의 時期는 人間이 자기 人生을 돌아보면서 무엇이 價値 있는가 하는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시기이다."라고 푸르니에가 한 말이 새삼 가슴에 닿는다. 30년 넘게 勤務한 公職에서 退職하고 나니 한동안은 세상 속에 홀로인 것처럼 鬱寂하고 空虛하였다. 山戰水戰 다 겪으며 살아온 歲月의 무게 때문이었으리라. 바야흐로(이제 한창. 지금 바로.) '100세 시대'에 到來(어떤 시기나 기회가 닥쳐옴.)했다. 東西古今을 莫論하고 長壽는 萬人의 꿈이다. 秦始皇은 온 世上을 뒤져 不老草를 찾으려 했고, 알렉산더 大王은 傳說 속 생명의 샘을 찾아 헤맸다. 그 꿈은 천천히 實現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科學과 醫學이 발달할수록 인류의 平均壽命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가 發表한 보고서에 따를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2020년에 아흔으 넘어설것으로 보인다. 이른바(세상에서 말하는 바.) 100세 시대가 코앞에 있음을 立證하고 있다.
☞ 새삼 : ① 이전의 느낌이나 감정이 다시금 새롭게. ② 하지 않던 일을 새로 하여 갑작스러운 느낌이 들게.
☞ 산전수전 : 산에서도 싸우고 물에서도 싸웠다는 뜻으로, 세상의 온갖 고생과 어려움을 다 겪었음을 이르는 말.
☞ 울적하다 : 마음이 답답하고 쓸쓸하다.
☞ 허무하다 : ① 아무것도 없이 텅 빈 상태이다. ② 무가치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져 매우 허전하고 쓸쓸하다.
③ 헛되거나 보잘것없다. ④ 한심하거나 어이가 없다.
☞ 동서고금 : 동양과 서양, 옛날과 지금을 통틀어 이르는 말.
☞ 막론하다 : 이것저것 따지고 가려 말하지 아니하다.
이제 우리는 隱退하고도 30~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세상이 됐다. 인생의 후반전인 2모작을 하려면 一旦은 건강해야 할 것 같다. 지금 나이가 몇이든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운동과 趣味生活은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기본이 될 것이다. 물리적인 나이는 되돌리지 못하더라도 돈만 있으면 길게는 10년 이상 젊어질 수도 있다. 성형수술의 發達로 보톡스주사 한 방이면 얼굴이나 목주름도 펴고 목소리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진짜 오리지널 '나'가 사라진 세상이 되었으니 이젠 못생기게 낳아준 부모를 怨望할 필요도 없는 참 좋은 세상이다. 耳順이 지난 나이에 더 이상 도시 생활을 접고, 좀 더 여유롭고 意味 있는 노후의 삶을 사는 것에 대해 長考한 끝에 흙에서 자란 시골 안태고향으로 歸鄕하였다. 마치 연어가 먼 바다에서 사랃가 다시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듯이.
☞ 발달 : ① 신체, 정서, 지능 따위가 성장하거나 성숙함.
② 학문, 기술, 문명, 사회 따위의 현상이 보다 높은 수준에 이름.
③ 지리상의 어떤 지역이나 대상이 제법 크게 형성됨. 또는 기압, 태풍 따위의 규모가 점차 커짐.
☞ 이순 : 예순 살을 달리 이르는 말. ≪논어≫ <위정편(爲政篇)>,
공자가 예순 살부터 생각하는 것이 원만하여 어떤 일을 들으면 곧 이해가 된다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 장고 :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
☞ 일단 : ① 우선 먼저. ② 우선 잠깐. ③ 만일에 한번.
☞ 취미 : ①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②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③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
그간 構想했던 아름다운 노후를 구름에 달 가듯이 여기서 조용히 보내고 싶어서였다. '故鄕은 다시 돌아오기 위하여 떠난 곳이이요, 他鄕은 떠남을 前提하여 머무는 곳'이라는 말이 있다. 胎를 묻는 故土(고향 땅)이고, 血緣과 親知들이 사는 자리가 고향이다. 何如(어떻게. 어찌.) 고향은 우리가 언제나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母性이다. 시골의 自然親化的인 環境에서 흙냄새 맡아가며 季節의 변화를 느끼는 삶이 잘 맞는다.
☞ 그간 : 조금 멀어진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비교적 짧은 동안.
☞ 구상 : ① 앞으로 이루려는 일에 대하여 그 일의 내용이나 규모, 실현 방법 따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 이리저리 생각 함. 또는 그 생각.
② 예술 작품을 창작할 때, 작품의 골자가 될 내용이나 표현 형식 따위에 대하여 생각을 정리함. 또는 그 생각.
☞ 고향 : ①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 ②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 ③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
☞ 전제 :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을 이루기 위하여 먼저 내세우는 것.
☞ 태 : 태반이나 탯줄과 같이 태아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조직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祖上이 오래전부터 살아왔고 또 묻혀 있는 鄕里에 살고 있는 것이 참으로 마음 편하다. 시골 생활을 통해서 나는 過去와 未來의 아우러짐뿐 아니라 삶과 죽음이 한 時空間 안에서 아우러지는 調和임을 배워가고 있다. 되돌아보니 무엇이 그리도 힘들어 아등바등(무엇을 이루려고 애를 쓰거나 우겨 대는 모양.) 조바심을하며 앞만 보고 바삐 살아온 지난날들이다. 이제는 멈춰 서서 자기인생을 되돌아보고 참 나를 찾을 時期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늙음의 의미를 깨달아 나이를 超越하여 인생을 吟味하면서 生을 觀照하고 싶다. 노년의 아름다움은 容貌나 富나 名譽에서도 아니요, 늙음을 받아들이며 內面의 靈性에서 울려 나오는 餘韻과 풍기는 純粹하 그리고 溫和하고 仁慈함이 얼굴에 가득 드러나는 氣稟 있는 堂堂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五慾도, 貪慾도 모두 내려놓고 生老病死에 超然하며 외적인 것에 너무 戀戀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내 노후의 삶을 健康美가 넘치는 外貌에 깨끗한 얼굴, 욕심없이 물흐르듯 순리대로 살아가는 德 있는 얼굴을 스스로 만들어 圓熟한 노인으로 살고 싶다. 마치 가물이 격하게 흐러가다 終着地인 바다 近處에 이르면 고요하게 흐러가는 모습처럼 말이다.
☞ 향리 : ①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 ② 시골의 마을.
☞ 모성 : 여성이 어머니로서 가지는 정신적ㆍ육체적 성질. 또는 그런 본능.
인간의 五福 -壽*富*강령*攸好德*考終命-가운데 마지막 복이 고종명이다. 오랜 病床에서 苦痛받는 일 없이 天壽을 다하고 자는 듯 便安하게 一生을 마치는 것이 고종명의 삶이다. 이러한 웰다잉의 일생을 마치고 싶은 것은 노년 모두의 바람이다. "인간은 죽음에의 存在"라고 말하듯이 죽음은 인간 실존의 한계상황이다. 그러기에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이며 어쩌면 죽음이 있기에 제한된 시간 동안 주어진 우리의 삶이 더욱 값진 것인지도 모른다.
☞ 오복 : 유교에서 이르는 다섯 가지의 복. 보통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을 이르는데, 유호덕과 고종명 대신 貴함과 자손이 衆多함을 꼽기도 한다.
또한 책을 가까이하며 많은 독서를 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 늙어서 독서를 할 수 있는 것, 이것도 노후생활의 幸福이요 아름답게 늙어가는 지름길이다. 先覺者들은 책 속에 길이 있고 智慧가 있다고 하였다. 책은 우리에게 多情한 벗이요, 안내자요, 스승이다. 해서 책은 내 靈魂을 治癒하는 藥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理想的인 가치를, 사람들에게서는 살아있는 가치를 배운다. 貴賤에 相關없이 모든 이들에게 우리는 끊임없이 배운다. 그리하여 독서는 단순히 知識을 아는데 머무르지 않고 인생을 省察하게 한다. '책을 읽는 것이 내게 가장 큰 행복이고 기쁨이다. 나는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쌓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마치 낯선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설레는 일이다.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모른다.'라고 정진석 추기경이 述懷한 말이 참으로 共感이 간다. "독파서만 권하니 하필여유신(讀破書萬卷, 下筆如有神)"이라고도 말한다. 책을 만 권 읽으면 붓 끝에 신들린 것처럼 좋은 글을 쓰게 된다는 뜻이다. 많은 책을 涉獵하고 讀書生活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독서 생활을 즐기면서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지난날 세속적인 가치와 물질적 유혹을 쫓아 소홀했던 나의 신앙생활을 뉘우치며, 이제는 그리스도의 香氣가 풍기는 영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인생의 夕陽을 優雅하게 만들고 싶다. 東天에 떠오르는 太陽은 인생의 젊은 序幕을 알리지만 黃昏의 석양 노을은 영원한 삶의 시작을 매일 우리에게 깨우쳐주고 있다. 이 노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노년의 삶을 깨우쳐 배워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固有한 향기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오랜 생활 속에서 형성된 그 사람만의 特有의 냄새이다. 내가 어떤 향기의 所有者로 비치느냐 하는 것은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그 사람의 삶에 커다란 影響을 미치기 마련이다. 불가에서 "향을 싼 종이에선 향냄새가 나고 생선 묶은 새끼줄에서는 비린내가 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람의 本性은 淸淨하지만 살면서 因緣에 따라 업을 쌓으면서 各其 달라진다고 한다. 그가 어느 쪽에 가까운가에 따라 향냄새가 날 수도 있고 비린내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서 자기만의 獨特한 향기를 지니게 된다.
佛者에게는 佛心의 향기가 나고, 농부에게는 농부의 향기가, 어부에게는 어부의 향기가 존재하듯 크리스천은 그리스도의 향기가 풍겨야 한다. 溫柔하고 謙遜한 향기, 이웃의 아픔을 惻隱한 마음으로 함께하며 고통을 나누려는 사랑의 향기가 드러나야 한다. 이처럼 저마다 가진 특유의 향기는 德香萬里라, 人格과 厚德함이 쌓여서 빚어내는 덕의 향기는 만 리를 가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이런 자기만의 향기를 풍겨낼 수 있는 내면의 멋은 인격적 향기로서 애써 노력한 達觀의 境地에 이르러서야만 얻게 되는 몫이다. 나의 모습 속에 이런 신앙인으로서 나만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나가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의 가슴 속에 묻어나길 所望하면서 ***
☞ 영향 : 어떤 사물의 효과나 작용이 다른 것에 미치는 일.
☞ 달관 : ① 사소한 사물이나 일에 얽매이지 않고 세속을 벗어난 활달한 식견이나 인생관에 이름. 그 식견이나 인생관.
② 사물에 통달한 식견이나 관찰.
[ (한국문학예술) 신인상 당선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