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점짜리 아빠일까… 복지부 ‘자가진단법’ 내놔
김모 씨의 경우 퇴근하면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카드를 가지고 와 놀아달라고 떼를 쓴다. 피곤해 귀찮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자기를 기다렸을 아이를 생각하며 30분 정도 놀아준다. 두 아빠는 모두 퇴근 후 지친 몸인데도 아이들에게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둘 다 ‘좋은 아빠’는 아니다. 송 씨는 100점은 아니더라도 80점 이상은 된다. 그러나 김 씨는 40점이 될 듯 말 듯하다.
자신이 좋은 아빠인지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보건복지부는 15일 ‘100인의 아빠단’ 자료를 발간하며 스스로 ‘육아점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송 씨는 아이가 무슨 일에 관심이 있는지 항상 귀 기울여 주고, 퇴근 후 1시간 이상씩 아이와 시간을 갖는 ‘100점 아빠’다. 반면 마지못해 아이와 놀아주고 ‘육아는 아내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김 씨는 낙제점수를 기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빠들이 자신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점수가 낮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성취지상주의형 아빠’와 ‘예스맨형 아빠’가 대표적이다. ‘성취지상주의형 아빠’는 아이에게 관심은 많은 것처럼 보인다. “공부 많이 했니?” “요즘 성적은 어떠니?” 질문은 많다. 그러나 아이의 성적이나 성과 외에는 별다른 화제를 찾지 못한다. ‘예스맨형 아빠’는 “그래, 그래. 아빠가 다 사줄게”라며 친밀하게 행동한다. 그러나 정서적 교감을 얻지는 못한다.
체크리스트는 총 10항목. 아이와 아빠의 관계지수를 짚어 볼 수 있다. 자신의 행동을 돌아본 뒤 0∼10점 사이에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 복지부는 “50점 이하라면 아이가 아빠와의 관계를 낯설어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90점 이상이라면 아이와 잘 소통하고 있는 아빠로 볼 수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9월 100인의 아빠단을 선발했다. 송 씨도 이 모임에서 활동하면서 ‘육아의 달인’으로 발전했다. 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아빠들은 육아정보 노하우를 자신의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수시로 올렸다. 그들의 노하우는 웹사이트(motherplus.blog.me)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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