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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 25억 당첨금 40대 男 자잘

꿈 꾸는 소년 2012. 7. 28. 18:25

2012.7.28(토) 03:00 편집

로또 1등 25억 당첨된 40대 男 자살…7년간 그에게 무슨일이?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5060분의 1. 일평생 벼락을 두 번이나 맞는 것에 비견될 정도의 확률이다. 성실한 가장이던 A 씨(43)에게 2005년경 그런 ‘기적’이 찾아왔다. 로또 1등에 당첨된 것이다. 26억여 원의 당첨금에 세금을 제외하고 18억 원 정도를 받았다.

당시 A 씨는 광주시내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그는 로또에 당첨된 사실을 부모와 아내, 형제 이외의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부인에게도 정확한 당첨 금액은 알려주지 않았을 정도로 비밀을 지켰다. A 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당첨금 중 일부를 떼어 술집을 열었다. 그러나 장사가 잘되지 않아 2007년경 가게를 접었다. 이후 당첨금을 다른 사업에 투자했으나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지인에게 사기도 당해 당첨금을 모두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 씨는 로또에 당첨된 지 2년여 만인 2007년경 거의 빈털터리가 됐다. 약 1년 전부터 부모나 친인척에게 계속 손을 벌리는 처지가 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렸다. 빌린 돈 대부분을 생활비로 쓰고 일부를 주식에 투자했으나 실패했다. 부모 등에게 6000만 원가량의 생활비를 빌렸지만 부인과 자녀 2명 등 가족 4명이 생활하기엔 항상 빠듯했다. A 씨는 23일 오후 2시 반경 광주 서구의 한 목욕탕 남자 탈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탈의실 내 2m 높이의 배전반 문에 미리 준비한 노끈으로 목을 맸다. 유서나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는 남기지 않았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A 씨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족이 사기 피해 고소를 할 경우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로또 당첨 이후 인생 유전의 불행을 겪은 경우는 A 씨만이 아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로또 1등 당첨금 중 일부를 주식에 투자한 아내(42)를 주먹과 발로 때린 B 씨(42)를 상해 혐의로 27일 불구속 입건했다. B 씨는 지난해 10월 로또 1등에 당첨돼 13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사업을 하기 위해 로또 당첨금 중 1억5000만 원을 출금해 놓았는데 (별거 중인) 아내가 허락 없이 그 돈을 주식에 투자한 것을 반성하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들 부부는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 경남에 살던 C 씨(31)는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14억여 원을 손에 쥐었다. C 씨는 부모에게 집을 마련해 줬다. 또 친형에게 사업자금으로 4억 원을 제공했다. 나머지는 도박과 유흥비에 쏟아 부어 당첨금 전액을 8개월 만에 다 썼다. 그는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나 금은방을 털다 교도소 신세를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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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