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진검사장 넥슨 매입 시점, 사업성공 예측 어려워"

꿈 꾸는 소년 2016. 4. 12. 03:41

"진검사장 넥슨 매입 시점, 사업성공 예측 어려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2005년 당시 넥슨 상황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며 설명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입력 : 2016.04.07 15:18
이기사주소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6040700084869413&type=1

"주식 매입을 특혜로 보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넥슨 주식으로 대박을 낸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에 선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이 주식을 사들인 당시(2005년)의 넥슨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의 말이다.

넥슨 창립자인 김정주 회장과 특별한 인연을 맺어온 이 전문가는 최근 "개인적으로 진 검사장과는 아는 사이가 아니지만 주식 매입 시점(2005년)의 넥슨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운을 뗐다. 이어 "당시엔 상장에 대한 얘기도 나오지 않았고, 사업이 현재와 같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실제로 그 이후 많은 주주들은 넥슨의 주식을 팔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은 21년 넥슨의 역사를 다룬 책 '플레이'에도 언급이 돼있다. 2000년 7월 엔씨소프트가 코스닥에 상장해 대박을 터트린 이후 넥슨 직원들의 상장 요구가 잇따랐지만 김정주 회장은 "적어도 매출 3000억원은 돼야 상장을 한다"고 못을 박았다는 것이다. '상장통'이라고 표현된 이 과정에서 "지금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지 않으면 대표 자리를 맡지 않겠다"던 정상원 대표도 결국 2004년초 새 대표(서원일)가 임명되자 회사를 떠났다.

이후 분위기는 이렇게 정리가 됐다. "2005년이 됐다. 서원일(대표)도 다양한 씨앗을 뿌려보려고 애썼다. 인센티브 시스템을 매만져 보려고 했다. 1세대 개발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도 인센티브 부재 탓이었다. 상장으로 보상을 받겠다는 요구는 관철되지 않았다. 남은 개발자들은 대신 금전 보상이라도 받고 싶었다."

앞서 "특혜로 보기 어렵다"고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물론 비상장주식이었기 때문에 넥슨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누구한테나 주어지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넥슨 상황으로만 보면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살 수가 없는 주식으로 김정주 회장을 믿고 투자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라는 입장에서 보면 잘 모르겠지만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특혜라고 보긴 어렵다"며 "결과론적으로 넥슨이 잘된 상황을 놓고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접근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진 검사장이 지난달 31일 내놓은 해명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다 신고를 했고 세금도 국세청 등 관련 기관에서 문제 삼은 적이 없다"며 주식 매입과 매도 과정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것. 그는 "주식 처분도 당초 주식 매입 취지가 ‘장기투자’였기 때문에 10년 동안 보유하고 있었던 것인데, 고위공직자 신분으로 주식을 대량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백지신탁위원회의 문제가 없다는 판정에도 불구하고 처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진 검사장 측에 소명요구서를 발송하며 본격적인 검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넥슨측은 "공적기관 조사엔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