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지성이 답한다]Q: 행복한 부부의 대화 비법은

꿈 꾸는 소년 2011. 10. 2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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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6(수) 03:00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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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만 성신여대 교수 심리학

《최근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부부가 병원에서 손을 잡은 채 같은 순간에 심장박동을 멈추며 마지막까지 함께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어떤 부부는 이렇게 금실이 좋은데 어떤 부부는 왜 갈등 속에 생활하는가. 남녀의 인식과 행동에 대한 최신의 심리학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행복한 부부 생활이 가능할까. (ID: glennee**)》


흔히들 ‘결혼’ 하면 사랑하는 남녀 두 명이 부모로부터 독립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착각이다. 결혼은 최소한 6명이 동고동락하는 것이다. 부부의 양가 부모들은 부부에게 어린 시절부터 사랑과 함께 상처도 주었다. 이뤄지지 않은 욕구나 욕망을 부부에게 투사하기도 했고 그들의 인생관과 자녀 양육 방식, 요리의 맛 등을 전수했다. 결혼생활에서는 이런 양가 부모의 영향력이 함께 작동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어린 시절 부모에 대한 미완성의 애정과 애착 경험이 현재의 결혼 생활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상대방의 그런 경험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미완성된 꿈이나 소망을 결혼 생활에서 공동으로 이루어 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많은 심리학 연구 결과들은 남녀가 대화의 방식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고 말한다. 여성은 대화를 하면서 남성이 자신의 감정이나 정서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기를 바란다. 즉 대화할 때 상대방이 맞장구쳐 주기를 바란다. 이와 달리 남성은 대화를 할 때 여성에 대한 보호 본능 때문에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면서 해결책을 주려고 시도한다.

예를 들면 남성은 대화를 하면서 먼저 여성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말을 듣고 보니 속상했겠네”와 같이 표현한 뒤 문제해결을 시도하면 좋은 분위기가 형성된다. 여성이 남성에게 부탁할 때는 명령이나 지시형의 표현보다는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 즉 “방 청소를 해줄 수 있어?”와 같이 한다면 남성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낼 수 있다.

여성은 남성이 자신을 사랑하면 자신이 말을 안 해도 자신의 욕구를 알 것이라고 생각하고, 남편이 알아서 자신을 배려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남성은 여성이 원하는 것을 잘 모르고 여성이 여러 번 이야기를 해야 겨우 알아차린다.

남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묻는 선호도 조사 연구 결과를 보면 남성과 여성은 공통된 특성을 보인다. 남성은 여성의 외모와 성적 매력에 관심을 가진다. 여성은 따뜻한 성격과 자신만을 사랑해 주는 태도, 경제적 능력이 있는 남성을 선호한다. 그러기에 여성에게 가장 상처를 주는 말은 “못생긴 것이 꼴값하고 있네”와 같이 외모를 싸잡아서 비난하는 말이다. 남성에게는 “친구 남편처럼 돈도 못 버는 주제에 무슨 큰소리야!”같이 남과 비교하면서 무시하는 말이 큰 상처로 다가온다. 남성은 여성이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해 자존심이 상했다는 생각이 들면 분노한다.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는 대화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성적으로 상대에게 끌리는 구체적 요인도 남녀는 다르다. 남성은 시각적인 자극을 원하기 때문에 여성의 예쁜 몸매에 끌리는 성향이 강하다. 반면 여성은 청각에 민감하고 물질을 제공하면서 따뜻하게 배려해주는 남성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여성은 상대방에게 애정을 느끼고 마음이 열려야 육체적 관계도 맺는다. 이같이 보면 남녀가 상대에게 끌리는 요소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그 속에는 상대방에게 인정받고, 애정과 친밀감을 함께 느끼고 싶다는 인간의 본성이 들어 있다. 이런 점들을 숙고하면 한층 친밀하고 행복한 부부간의, 가족간의 교감이 가능할 것이다.

채규만 성신여대 교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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