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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구 70억 돌파한 지구촌, 출산율 1.2명 한국

꿈 꾸는 소년 2011. 11. 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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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수) 03:00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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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구 70억 돌파한 지구촌, 출산율 1.2명 한국

세계 인구가 1800년경 10억 명에 도달하는 데 25만 년이 걸렸다. 이로부터 1927년 20억 명을 넘어서기까지는 1세기가 넘게 소요됐다. 1959년 30억 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32년이 걸렸다. 그러나 1987년 50억 명에서 1999년 60억 명으로 늘어나기까지는 고작 12년, 그제 70억 명으로 증가하는 데도 역시 12년이 소요됐을 뿐이다. 유엔은 세계 인구가 2050년 90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 즉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고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대량 기아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갔다. 하지만 지구 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면서 많은 인구를 먹여야 하는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지금까지는 농업생산을 늘려 식량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그러나 농업생산성이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고 개간할 수 있는 농지는 찾기 힘들어졌다. 여기에 기후 변화까지 더해져 식량 부족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가 급격히 증가할 곳은 남아시아와 사하라 이남의 ‘검은 아프리카’다. 2020년경 남아시아의 인도는 1자녀 갖기 운동을 벌인 중국 인구를 추월한다. ‘검은 아프리카’ 인구는 1950년대 유럽의 3분의 1에 불과했으나 2100년이 되면 다섯 배가 된다. 이들이 가구마다 냉장고를 쓰고 자동차를 몬다고 가정하면 환경오염도 가속화될 것이다.

유럽이 1945년부터 1975년까지, 동아시아가 1980년부터 2010년까지 ‘번영의 30년’을 구가한 것은 출산율 저하로 부양 아동이 줄어들고 경제활동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덕분이었다. 경제활동의 주축 세대들이 은퇴할 나이가 되면서 혜택은 부담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은 이미 세계 최고령 사회다. 유럽과 미국도 곧 이 수준에 도달한다. 2050년경 한국의 고령화는 일본보다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족한 노인연금과 건강보험기금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

한국은 2000년대 이후 가임(可妊)여성 1인당 1.2명 안팎의 저출산율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100년 후 한국 인구는 2500만∼3000만 명으로 줄어든다. 감소하는 인구가 해외노동자로 급속히 채워지다 보면 유럽과 유사한 인종 및 문화 충돌을 겪을 수도 있다. 정부는 우리 민족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적정 인구가 얼마가 돼야 하는지 장기적인 관리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출산장려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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