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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광원의 땀과 눈물… 박물관으로 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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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개관할 예정인 독일 에센의 ‘광산박물관’ 내부. 1960년대 독일로 건너간 한국인 광원들이 일하던 갱도의 철로와 광차를 실물 그대로 설치해놓았다.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제공
파독 한인 광원들의 모임인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가 26일 독일 에센에서 광산박물관을 개관한다. 2009년 문을 연 광부기념회관 옆의 72m²(약 21평) 규모 땅에 광산의 갱도와 작업 환경을 실물로 재현한 것이다. ‘글뤽아우프(Gl¨uck auf)’는 위험한 갱도로 내려가는 광원들이 서로 격려하면서 주고받는 ‘행운을 빕니다’라는 뜻의 독일 인사말이다.
고창원 글뤽아우프회 회장(57)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963년부터 독일에 7936명의 광원이 왔는데 현재 1250명이 남아 있다. 우리의 과거 모습도 많이 잊혀졌고 손자(손녀)들도 할아버지가 어떻게 생활했는지 잘 모른다”며 “건물이 완공되면 많은 교포 2, 3세가 찾아와 보고 느끼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물관 공사는 4개월 전부터 고령의 글뤽아우프회 회원들이 직접 삽을 들고 시멘트를 바르며 해왔다. 인건비가 너무 비싸 직접 나선 것이다. 공사비는 모두 2만5000유로(약 3850만 원)가 들었는데 박종범 유럽한인총연합회장이 1만5000유로를, 김계수 재독한인체육회장이 3000유로를 쾌척했고 나머지 비용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았다.
약 6m 높이의 갱도와 8m의 철로, 탄광 지하막장을 오가며 석탄과 사람을 실어 나르는 광차와 인차 2대 등이 실물로 설치됐다. 작업복과 곡괭이, 삽, 수레 등도 함께 전시된다. 모두 실제 100년 이상 된 것이다.
“4개월 동안 매일 10∼15명의 회원이 비지땀을 흘렸는데 나이도 나이인 데다 설치하는 기자재들이 모두 중장비로 무게가 보통이 아니어서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서로 격려하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광산박물관은 광부기념회관에 이어 파독 광원 출신 교포의 땀, 눈물, 자부심을 새긴 기념물이 될 것 같다. 대지 3190m², 건평 754m²로 250여 명 수용 규모인 광부기념회관은 광원 파독 46년 만인 2009년 12월 19일 개관했다. 독일 정부가 적립했다 수령자를 못 찾아 지급하지 못한 17억 원과 정부 예산 3억 원을 합친 20억 원이 종잣돈이 됐다. 26일 박물관 개관식에는 독일 전역에 있는 파독 광원 출신 교민과 가족, 에센 시장 등이 참석한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 파독 광원 ::
박정희 정부는 경제 성장과 일자리 마련을 위해 1963∼1977년 독일에 광원을 파견했다. 간호사도 1962∼76년에 파견했다. 광원 7936명과 간호사 1만300여 명이 한국으로 보낸 돈은 연평균 5000만 달러로 한때 국민총생산(GNP)의 2%에 달했다. 광원들은 지하 1500m 막장에서 한 달 1400∼1600마르크(당시 28만∼32만 원)의 월급을 받아 대부분을 고국의 가족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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