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사람 얼굴 닮았어도 ‘진짜-가짜’ 우리 뇌는 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뇌·인지과학과 파완 신하 교수팀은 얼굴과 유사한 모양을 봤을 때 뇌의 방추상회(紡錘狀回·fusiform gyrus)가 ‘얼마나 유사한지’와 ‘실제 사람 얼굴인지’를 분석한 뒤 종합해 판단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방추상회는 뇌 속 대뇌피질 아래에 있으며 사람 얼굴을 인지하는 기능을 한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사람 얼굴과 비슷한 사물 사진 180장, 진짜 얼굴 사진 60장, 전혀 상관없는 사진 60장 등 모두 300장을 준비했다. 얼굴과 비슷한 사물 사진도 진짜 사람 얼굴처럼 보이는 사진부터 거의 닮지 않은 것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무작위로 보여주고 사진 속 대상이 사람과 얼마나 닮았는지 점수를 매기게 했다. 동시에 실험 참가자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뇌의 혈류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방추상회 오른쪽 부분은 가짜 얼굴을 보여줄 때, 왼쪽 부분은 사진 속 대상이 얼굴과 흡사할 때 혈류량 변화가 나타났다. 오른쪽 방추상회는 사람의 얼굴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고, 왼쪽은 대상이 사람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판단하는 등 다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방추상회 좌우의 반응 속도를 비교한 결과 왼쪽이 오른쪽보다 2, 3초 빠른 것도 발견했다. 신하 교수는 “왼쪽 방추상회가 먼저 얼굴과 비슷한 정도를 판단한 뒤에 오른쪽 방추상회가 진짜 사람 얼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B’ 최신호에 실렸다.
김윤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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