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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한류’ 릴레이 인터뷰]<1> 카카오 이석우 대표

꿈 꾸는 소년 2012. 2. 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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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31(화) 03:00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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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한류’ 릴레이 인터뷰]<1> 카카오 이석우 대표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회사에서 ‘비노’로 불린다. 직위와 연령을 따지는 한국식 서 열 문화가 자유로운 소통을 방해한다는 뜻에서 직원 모두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만 부르기 때문이다. 회의실 이름은 런던, 도쿄, 뉴욕 등 세계 각국의 도시 이름을 땄다.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뜻이다. 카카오 제공

《 지난해 4월 카카오의 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김범수 씨는 “카카오톡 사용자가 연말이면 2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당시 사용자는 1000만 명 수준이었다. 모두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톡 사용자는 3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약 600만 명은 해외 사용자다. 카카오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빠른 성공이었다. 》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카카오 본사에서 만난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몇 가지 통계를 더 들려줬다. 하루에 카카오톡을 통해 주고받는 문자메시지가 10억 건이 넘었고 이 가운데 약 10분의 1이 오후 11시∼밤 12시의 1시간 사이에 집중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인이 카카오톡과 함께 잠든다는 뜻”이라고 했다.

해외 사용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 교포가 많은 아시아(290만 명)와 미국(160만 명) 외에도 유럽(56만 명), 중동(83만 명), 중남미(12만 명)에서 마케팅 한 번 없이 사용자가 늘고 있다.

○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넘어

카카오톡은 처음에는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주고받는 무료 문자메시지였다. 그래서 카카오톡이 성공하자 수많은 유사 서비스가 등장했다. 다음은 ‘마이피플’이란 서비스를 내놓았고, 네이버는 ‘네이버톡’, 네이트는 ‘네이트온UC’ 등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어떤 서비스도 카카오톡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요즘은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가로로 보면 동영상, 세로로 보면 ‘카톡’하는 것”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카톡’은 카카오톡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이 대표는 “카톡의 특징이 휘발성이고 폐쇄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친구들과 나누는 ‘카톡 수다’가 급증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카톡은 스마트폰의 주소록을 기반으로 친구를 맺기 때문에 현실에서 잘 아는 사람 사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며 “인터넷에서는 검색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검색되지 않기 때문에 친구들끼리 훨씬 더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달리 카카오톡은 한 번 메시지를 보내면 바로 사라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른 SNS보다 카톡으로 나누는 대화를 더 친밀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은 사용자가 메시지를 확인하면 서버에서 이 내용을 바로 삭제한다. 하지만 그 대신에 다른 정보를 모은다. 사용자의 전화번호와 e메일, 프로필 사진, 메신저 대화명 등이다.

최근 이 회사는 이 같은 정보를 활용해서 ‘플러스 친구’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이 카카오에 돈을 내고 플러스 친구 서비스를 신청하면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롯데백화점을 메신저 친구로 등록하는 식이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만 대화를 나누는 대신에 대화 범위를 개인과 기업, 개인과 연예인 사이로 확장한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광고메시지를 보낼 게 뻔한 계정을 왜 일부러 신청하나 싶다. 하지만 반짝 세일 정보나 모바일 할인쿠폰을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서비스는 이미 인기다. 롯데백화점 같은 경우 친구 신청 사용자가 이미 138만 명을 넘어섰다.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연예인 홍보에 쓴다. 예를 들어 소녀시대의 카카오톡 친구는 77만 명이 넘는데 소녀시대는 기존의 팬클럽 관리와 달리 콘서트나 이벤트 소식을 카톡으로 생중계하듯 팬들에게 내보낸다. 문자메시지처럼 전달되기 때문에 페이스북, 트위터보다 메시지 전달률이 훨씬 높다.

○ 카카오톡, 세계로 간다

세계적으로 보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는 많다. 대표적인 게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만드는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메신저’나 구글이 만든 ‘구글톡’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처럼 메시지로 친구들과 모여 수다를 떠는 SNS는 지금까지 없었다.

그래서 이 대표의 다음 목표는 해외 시장이다. 그는 “최근 우리는 한류 열풍을 타고 점차 늘어나는 해외 사용자에게 한류 스타를 카카오톡으로 소개하고 있다”며 “카카오톡은 앞으로 ‘한국의 페이스북’이 아니라 ‘세계의 카카오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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