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는 게 반드시 좋은 것일까. 요즘 각종 언론보도나 실제 만나 본 은퇴자의 팍팍한 삶을 감안하면 장수(長壽)가 축복만은 아닌 것 같다. 2011년 기준으로 한국인 평균수명은 80세, 건강수명은 72세다. 8년간은 온갖 병치레를 한다는 얘기다.
치매라도 걸리면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 전체의 불행이다. 치매 노모를 5년간 모시다 최근 여읜 한 지인은 “나는 딱 70세까지만 건강하게 살다 심장마비로 죽고 싶다. 심장마비는 가족을 고생시키지 않는 ‘가장 완벽하고 행복한 죽음’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5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길래….
수명 연장으로 인한 또 하나의 난제(難題)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오래 돈벌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체로 민간분야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55∼58세, 공무원은 60세, 교원은 62세가 정년이다. ‘은퇴공식(집 줄여 남긴 돈의 이자로 생활)’이 깨졌기에 일반 샐러리맨은 은퇴 이후에도 최소한 10년 이상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가장(家長)의 의무 복무기간이 길어진 것이다. 정년퇴직 직후부터 자식에게 부모 부양을 기대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사라졌다. 부모에게 손만 안 벌려도 다행이다.
유력 대선후보들은 ‘임기 중 일자리 150만 개 창출’을 자신했다. ‘단시간 근로자’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숫자만으로 보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고령자가 그 일자리를 얻으려면 건강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건강 현주소는 ‘판자촌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통계를 보면 ‘한국의 입원 당뇨환자 수’는 집계된 25개 회원국 중 3위(인구 10만 명당 351명)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소아청소년의 과체중과 비만은 계속 증가 추세다. ‘서울대학생 평균 체력 수준은 국내 일반인 44세, 일본 일반인 57세에 해당되며 대학원생 20%가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발표는 충격적이다.
건강의 중요성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앎=실천’으로 오롯이 연결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상생활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건강유지 및 증진 방법은 많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버스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기, 빈자리가 있어도 지하철 서서 타기….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만성피로에 찌든 직장인들에게는 ‘올림픽 종목’이나 다름없다.
어차피 인생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이를 악물고 운동해야 한다. 그것도 최소한 ‘7330(7일에 3번 이상 30분 이상 운동)’은 실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5%로 한국보다 2배 이상 높지만 건강수명은 80세로 세계 1위다. 일본 노인이 건강한 비결은 평소 철저하게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때문이다. 건강은 생활습관과도 연관이 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 심장질환, 뇌중풍(뇌졸중), 당뇨를 생활습관과 관련된 질환으로 분류했다. 음주, 흡연, 운동 부족, 영양 불균형 등으로 생기는 질병은 건전한 습관으로 예방하거나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일자리가 최상의 복지’라고들 하지만 건강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건강하면 병원비 안 들어가고 꾸준히 일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니 서민들에게는 운동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 아닐까.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스포츠 인프라를 제공할 수는 있어도 국민 개개인을 강제로 운동시키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만들어 줄 수는 없다. 말을 연못까지 몰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지 않은가.
안영식 스포츠레저부장 ysahn@donga.com
치매라도 걸리면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 전체의 불행이다. 치매 노모를 5년간 모시다 최근 여읜 한 지인은 “나는 딱 70세까지만 건강하게 살다 심장마비로 죽고 싶다. 심장마비는 가족을 고생시키지 않는 ‘가장 완벽하고 행복한 죽음’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5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길래….
수명 연장으로 인한 또 하나의 난제(難題)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오래 돈벌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체로 민간분야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55∼58세, 공무원은 60세, 교원은 62세가 정년이다. ‘은퇴공식(집 줄여 남긴 돈의 이자로 생활)’이 깨졌기에 일반 샐러리맨은 은퇴 이후에도 최소한 10년 이상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가장(家長)의 의무 복무기간이 길어진 것이다. 정년퇴직 직후부터 자식에게 부모 부양을 기대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사라졌다. 부모에게 손만 안 벌려도 다행이다.
유력 대선후보들은 ‘임기 중 일자리 150만 개 창출’을 자신했다. ‘단시간 근로자’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숫자만으로 보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고령자가 그 일자리를 얻으려면 건강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건강 현주소는 ‘판자촌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통계를 보면 ‘한국의 입원 당뇨환자 수’는 집계된 25개 회원국 중 3위(인구 10만 명당 351명)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소아청소년의 과체중과 비만은 계속 증가 추세다. ‘서울대학생 평균 체력 수준은 국내 일반인 44세, 일본 일반인 57세에 해당되며 대학원생 20%가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발표는 충격적이다.
건강의 중요성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앎=실천’으로 오롯이 연결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상생활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건강유지 및 증진 방법은 많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버스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기, 빈자리가 있어도 지하철 서서 타기….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만성피로에 찌든 직장인들에게는 ‘올림픽 종목’이나 다름없다.
어차피 인생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이를 악물고 운동해야 한다. 그것도 최소한 ‘7330(7일에 3번 이상 30분 이상 운동)’은 실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5%로 한국보다 2배 이상 높지만 건강수명은 80세로 세계 1위다. 일본 노인이 건강한 비결은 평소 철저하게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때문이다. 건강은 생활습관과도 연관이 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 심장질환, 뇌중풍(뇌졸중), 당뇨를 생활습관과 관련된 질환으로 분류했다. 음주, 흡연, 운동 부족, 영양 불균형 등으로 생기는 질병은 건전한 습관으로 예방하거나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일자리가 최상의 복지’라고들 하지만 건강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건강하면 병원비 안 들어가고 꾸준히 일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니 서민들에게는 운동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 아닐까.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스포츠 인프라를 제공할 수는 있어도 국민 개개인을 강제로 운동시키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만들어 줄 수는 없다. 말을 연못까지 몰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지 않은가.
안영식 스포츠레저부장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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