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

[사설]34개 OECD 국가 중 가장 가난한 한국 노인들

꿈 꾸는 소년 2013. 5. 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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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7 03:00:00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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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4개 OECD 국가 중 가장 가난한 한국 노인들

66∼75세 한국 노인의 상대적인 가처분소득이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고 빈곤율은 제일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제 OECD가 발표한 회원국의 소득분배지표를 보면 은퇴 후 다른 나라보다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한국 노인의 실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 국민의 평균 소득과 비교한 66∼75세 노인의 가처분소득 비율은 62%로 34개국 중 꼴찌다. 국민 1인당 평균 가처분소득을 100만 원이라고 했을 때 노인은 62만 원이라는 얘기다. OECD 회원국 노인의 평균 가처분소득 비율은 90%로 한국보다 훨씬 높다. 한국은 은퇴 전인 51∼65세까지만 해도 가처분소득 비율이 103%로 국민 전체 평균을 웃돌지만 은퇴 후에는 급격히 떨어진다. 이른바 ‘소득절벽’이다. 같은 연령대인 미국 노인의 가처분소득 비율은 102%, 일본 노인은 89%로 우리보다 훨씬 높다. 복지제도가 발달한 스웨덴이나 노르웨이는 95%로 국민 평균 소득과 별 차이가 없다.

한국은 노인 빈곤율도 심각하다. 66∼75세 노인의 소득이 중위(中位)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비율이 45.6%나 된다. 중위소득이란 전체 국민을 소득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해당하는 사람의 소득을 말한다. OECD 국가들의 평균 노인 빈곤율은 11.3%로 한국보다 훨씬 낮다.

한국 노인이 은퇴 후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은 빠른 정년과 퇴직 후 일자리를 다시 구하기 어려운 노동시장의 경직성, 부실한 사회안전망 때문이다. 직장인들의 법적 정년은 55세이지만 사무직의 경우 ‘사오정’(45세면 정년) ‘오륙도’(56세까지 회사 다니면 도둑놈)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대부분 조기 퇴직한다.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일자리를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구직시장에서 50대 이상은 찬밥 신세다.

국민연금은 노후 안전판으로 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공무원이나 군인 교사의 연금은 그래도 나은 편이지만 국민연금은 용돈 수준을 조금 넘는다. 자녀 교육비를 과다하게 지출하는 과잉 교육열도 노인 빈곤층을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미국과 서유럽에선 자녀들이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부모들이 뒷바라지하고 대학에 들어가면 부모의 부(富)와 상관없이 독립해 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로 학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자식에게 몽땅 물려주고 노후를 의존하던 농경사회의 전통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100세 시대가 예상되는 고령화 사회에서는 정부와 개인이 각자 할 일과 준비를 제대로 해야만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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