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기 목사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3)]세상 본받지 않는 ‘자녀 교육’

꿈 꾸는 소년 2013. 9. 9. 05:01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3)]세상 본받지 않는 ‘자녀 교육’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합 대표)
2010년 04월 26일 (월) 14:22:31 기독신문 ekd@kidok.com

  
기도는 학원보다 우선한다

자녀 교육문제로 전전긍긍은 불신앙으로 비칠수도

 

   
  ▲ 방선기 목사  
직원들과 가정의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으레 아이들 교육에 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아이가 서너 살만 되면 벌써 교육비가 들어가기 시작하고 학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돈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월급만으로는 살림을 꾸려가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런데 한 직원이 그 문제로 이야기하다가 아내에게 핀잔을 들었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교육을 시키는 것이 신경 쓰여 자기 아이도 무언가 시켜야 할 것 같아 이야기했더니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애가 당신 애예요? 하나님의 아이인데 왜 당신이 걱정을 해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치 사막을 헤매다가 냉수를 마신 것처럼 시원하고 반가웠다. 그 직원의 아내는 요즘 젊은 엄마로서는 정말 보기 드문 신앙의 소유자이다. 다른 모든 문제는 다 하나님께 맡겨도 애들 교육 문제만은 학원과 과외에 의지하고, 아이들의 장래는 명문학교에 의지한다고 한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그 말은 정말 위대한 신앙고백이 아닌가.

나는 자녀 교육에 관한 문제를 요즘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잘못된 의식의 관점으로 본다. 크리스천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불신앙적 태도를 보인다. 물론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 자체가 죄악이라거나 불신앙적인 행동이라는 뜻은 아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교육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자녀의 장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때에 아이들의 장래가 염려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하나님을 믿는 이들도 이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부모로서 자녀의 장래에 대해 신경을 쓰고 이 때문에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책임이다.

그러나 그 염려로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아무래도 신앙인다운 모습이 아니다. 우리는 염려하는 대신에 기도하며 감사하며 하나님께 구해야 한다. 그러면 모든 상황을 아시는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를 지켜주신다(빌 4:6~7). 물론 아이들 교육에 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내팽개치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그 문제를 주님께 온전히 맡기라는 말이다. 적어도 학원이나 과외가 아이들의 교육을 보장하고 그렇게 해서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만 장래가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이 바로 하나님을 향한 불신앙이다.

이런 불안감에 사로잡힌 크리스천 부모들을 보면 그야말로 주변 사람들이 하는 그대로 행동한다. 자기 자녀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에 맞는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하기 때문에, 주변에서 하는 대로 한다. 특별한 대안이 없는 사람들로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속 편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주님은 분명히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고 하셨다(롬 12:2).

하나님의 뜻을 찾지 않으면 교육의 방법이나 기준이 다 이 세대의 방법을 따라가게 된다. 더 정확히 말해서 옆집에 사는 사람들을 따라 하게 된다. 진정으로 아이를 사랑한다면 내 아이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고 그것에 따라서 아이들을 교육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그럴 마음의 여유들이 없다. 교육에 대한 결정을 하는데 옆집 아이가 무엇을 하느냐가 내 아이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훨씬 압도하는 것이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자녀 교육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경제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녀교육비 때문에 힘들어한다. 아마도 세상 어떤 나라에서보다 교육비의 지출비율이 많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것 역시 충분히 이해가 될 뿐 아니라 자녀를 위해서 부모가 희생한다는 면에서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자녀교육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지나쳐 돈의 유혹을 받는 것이 문제다. 종종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이 자녀들 과외비 때문에 범죄의 유혹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섬뜩함을 느낀다. 심지어 어머니들이 자녀교육비를 대기 위해서 몸을 팔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문제에도 믿는 성도들이 예외가 아닌 듯하다. 자녀 교육비 때문에 돈에 신경을 쓰게 되고 결국은 유혹에 넘어가기도 한다. 사도 바울이 경고한대로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는 것이다(딤전 6:10).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더라도 절제할 필요가 있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데 무리하다보면 결국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게 된다. 흔히 자녀를 위해서 부모들이 희생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자녀들 교육비 때문에 부모들이 죄를 범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별 생각 없이, 아니 자녀를 사랑해서 보이는 온갖 노력들이 이렇듯 불신앙으로 나타날 수 있다. 별 것 아닌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분에 넘치게 지출을 하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명령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임이 분명하다. 어린이주일을 맞으며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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