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여! 너는 오래전에 이미 죽었다.
죽어서 썩어가고 있었다.
넋없는 시체여! 반민족적, 비민주적, 민족적 민주주의여!
시체여! 죽어서까지도 改惡과 造語와 傳言과 飜意와 難動과 不安과 彈壓의
名手요 天才요 巨匠이었다.
5월 16일만의 민족적 민주주의여!
백의민족이 너에게 내리는 마지막의
이 새 하얀 수의를 감고 훌훌(눈,종이,털 따위가 가볍게 날리는 모양)히 떠나가거라!
너의 고향 그곳으로 돌아가거라.
안개 속으로 가거라!
이제 안개가 걷히면 맑고 찬란한 아침이 오리니
일찍 죽어 복되었던 내 운명에 감사하리라!
그러나 시체여! 지금 너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바로 지금 거기서 네 옆 사람과 후딱 주고받은 그 입가의 웃음은 무엇을 뜻하고 있는가?
대량 검거의 軍號인가? 최류탄 발사의 신호인가? 그러나 시체여? 우리는 믿는다.
그것은 목 메이도록, 뜨거운 조국과 너의 최초의 악수인 것을! 우리는 안다.
그것은 죽은 이의 입술 가에 변함없이 서리는 행복의 미소인 것을.
시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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