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공룡’ 아마존-알리바바 상륙 임박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한국 법인은 올해 하반기 국내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는 이미 국내 오픈마켓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조직을 갖추고 있다”며 “사실상 글로벌 인터넷 상거래 1∼3위를 차지한 미국 기업들이 ‘지역 전투’를 벌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은 개인이나 소규모 판매업체 등이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온라인 장터’를 제공하는 중개형 인터넷 쇼핑몰을 말한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은 거래가 발생할 때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
그동안 국내에서 ‘온라인 쇼핑’하면 G마켓 옥션 11번가 등이 대표로 꼽혔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오픈마켓 시장을 G마켓 37%, 11번가 32%, 옥션 30%, 기타 1%로 나눠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에서 이 세 기업의 위치는 확고하다. GS CJ 등 TV 홈쇼핑 사업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기존 업체의 아성을 깨는 데 실패하고 물러난 적도 있다.
그런데 G마켓과 옥션은 이베이코리아라는 한 회사다. 미국 이베이는 한국에서 오픈마켓 붐이 일던 2001년 옥션을 사고, 2009년에는 업계 1위 G마켓마저 인수하면서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SK플래닛의 11번가가 유일한 토종 브랜드다. 여기에 아마존과 알리바바(야후)가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세계 오픈마켓 시장에서 자웅을 겨루는 라이벌이다. 아마존은 브랜드 자체가 ‘오픈마켓의 대명사’에 가깝다. 인터넷 상거래를 기반으로 전자책 기기, 콘텐츠 유통, 언론(워싱턴포스트)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다. 알리바바는 ‘타오바오(淘寶)’라는 서비스로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달 내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올해 초 아마존은 구글코리아 사장으로 재임했던 염동훈 씨를, 알리바바는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코리아 소속이던 황매영 씨를 한국 지사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아마존은 현재 국내에서 임대형 서버·소프트웨어 인프라(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아마존 웹서비스(AWS)’만 진행하고 인터넷 상거래 사업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알리바바도 게임 퍼블리싱(개발사로부터 게임을 받아 출시하는 것) 사업으로 한국 시장 첫발을 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회사의 주력 사업이 인터넷 오픈마켓인 만큼 국내 시장 진출은 시간문제라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 국내 오픈마켓 시장 거래 규모는 18조 원을 훌쩍 넘어, 2009년의 9조7000억 원에서 5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외 직구(해외 사이트 직접 구매)’가 늘면서 국내 소비자의 외국 오픈마켓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도 이미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규모에 있어서 이베이를 압도하는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한국 오픈마켓에 진출한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픈마켓 외에도 다양한 사업군을 가진 아마존은 지난해 약 744억 달러(약 77조 원)의 매출을 냈다. 알리바바의 매출액도 지난해 1조 위안(약 17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160억 달러(16조 원)의 연매출을 올린 이베이가 초라해 보일 정도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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