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

“노부모, 가족이 부양” 10명중 3명뿐

꿈 꾸는 소년 2015. 1. 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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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4 03:00:00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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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모, 가족이 부양” 10명중 3명뿐

경기 수원시에 사는 김상문 씨(68)는 7년 전부터 주 중에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를 맡고 있다. 최근엔 주말마다 동네 편의점에서 일한다. 이렇게 해서 김 씨가 한 달에 버는 돈은 약 110만 원. 결혼해 출가한 아들이 둘이나 있지만 김 씨를 부양하겠다는 자식은 없다. 김 씨는 “친구들이 ‘자식 덕 보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라’고 하더라”며 “체력이 남아 있을 때 한 푼이라도 모아두기 위해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든 부모의 부양을 ‘가족’이 책임진다는 생각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매년 내놓는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8년 ‘노부모를 가족이 모셔야 한다’고 대답한 젊은이들의 비율은 89.9%였지만 갈수록 줄어 2012년에는 33.2%로 뚝 떨어졌다. 부모 있는 자식 중 3분의 1만 ‘부모 부양은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김태완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이 같은 현상을 분석해 ‘노인빈곤 현황과 기초연금의 필요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자식 세대의 인식이 바뀌다 보니 노인의 경제활동 형태도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 스스로 노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답한 노인의 비율이 2002년 9.6%에서 2012년에는 13.9%로 뛰어올랐다.

문제는 이처럼 부양의식이 변한 것에 비해 노인들의 노후 준비 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이윤경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적인 노후 준비 수준(100점 만점)은 60대가 37.2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46.8점, 40대 49.8점, 50대 47.9점에 비하면 취약한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퇴 후에도 60대 노인들은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와 보사연이 ‘2011년 전국노인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 34.0%는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30%보다 늘어난 수치다. 더구나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다 보니 노인들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아파트 경비원 등 보수가 적은 직업을 택할 수밖에 없다. 두 가지 직장을 다니는 ‘실버 투잡족’도 생겨나고 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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