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시집살이(경북 지방)

꿈 꾸는 소년 2017. 1. 27. 07:31

형님온다 형님 온다       보고저즌 형님 온다.

형님 마중 누가 갈까      형님 동생 내가 가지.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뎁데까?

이애 이애 그 말마라      시잡살이 개집살이.

앞밭에는 당추 심고       뒷밭에는 고추 심어

고추 당추 맵다 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둥글둥글 수박 식기       밥 담기도 어렵더라.

오 리 물을 길어다가      십 리 방아 찧어다가

아홉 솥에 불을 때고       열 두 방에 자리 걷고

외나무다리 어렵대야     시아버지같이 어려우랴?

나뭇잎이 푸르대야         시어머니보다 더 푸르랴.

시아버지 오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요

시아버지 뾰중새요         남편 하나 미련새요

자식 하난 우는새요        나 하나만 썩은샐세.

귀 먹어서 삼 년이요       석 삼 년을 살고 나니.

배꽃 같은 요 내 얼굴      호박꽃이 다 되었네.

백옥 같더 요 내 손길      오리발이 다 되었네.

열새 무명 반물치마        눈물 씻기 다 젖었네.

그것도 소이라고             거위 한 쌍 오리 한 쌍

쌍쌍이 때 들어오네.


*비유법 : 새, 오리, 거위(한풀이 속에서도 해학적 표현)


 # 시집살이의 고통을 노래한 부요로, 부녀자들이 길쌈을 하면서 부르던 노동요, 자료가 채록된 것은 현대에 들어와서 였지만, 이 노래의 연원은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노래는 특이하게 '이야기의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울도 담도 없는 집에 시집 삼년을 살고 나서

  시어미니 하시는 말씀, 아가 아가 메늘 아가,

  진주 낭군을 볼라거든 진주 남강에 빨래를 가게.

  진주 남강에 빨래를 가니 물도나 좋고 돌도나 좋고,

  이리야 철썩 저리야 철석 어절철석 씻고나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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