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壇

黑龍江에서 / 김호식 [충북지회]

꿈 꾸는 소년 2019. 2. 10. 17:33

나라를 읽고 모두 빼앗기어

경상도에서, 전라도에서, 충청도에서

몸뚱이만 떠밀려 왔는데

荒蕪地 野山에 雜草만 茂盛한데

겨울바람이 얼굴을 때리는데

暴雪이 초가집 문을 잠그는데

흑룡강이 하루가 멀다고 얼어붙는데

옥수수와 배추와 사람들은

流配 아닌 유배의 땅에서

이를 악물며 살아남다


떠나온 고국은 보이지 않는데

부모님도, 형제도, 친구도

바빠서 꿈에서조차 만날 수가 없어도

황무지 벌판에 잡초처럼 버려져도

악물던 이빨이 하나 둘 빠져도

흑룡강에 강에 한 많은 눈물이 흘러도

강냉이 수제비와 김치와 사람들은

불모 아닌 불모의 땅에서

입술 깨물며 살아남다.


☞ 黑龍江 : 지명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 부근을 흐르는 . 몽골 북부의 오논강에서 나와 동쪽으로 흘러 타타르 해협으로 들어간다. 길이는 4,352km. ≒아무르강·헤이룽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