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일흔 즈음에 - 김광덕[ 전우회 서부지회 2019.11.10. 제186호 ]

꿈 꾸는 소년 2020. 12. 9. 18:54

동백꽃은 일러 아직 피지 않았고

길가 시누대숲은 서걱-서걱- 

바닷바람에 춤추고 있었다

오동도에는 춤추고 있었다

오동도에는

철없이 피는 동백꽃은 없더라.

 

철모르고 피는 꽃은 언제나 惻隱(가엾고 불쌍함.)하더라.

하지만 어쩔 것인가

태풍이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가면

나무는 철을 가리지 않고 꽃을 피운다는데

不時開花(싹이 개화하는 시기가 아닌데 개화하는 이상 발육 현상.) 한다는데.

 

문득(생각이나 느낌 따위가 갑자기 떠오르는 모양.) 가을이 왔고

그러다 또 겨울이 올 것이니

우물쭈물하다가 돌아갈 수야 없잖은가

강한 비바람에 쓰러진 나무들,

가을에도 싹을 꽃이라 탓하지 마라

찬란한 계절이 어찌 봄뿐이더냐.

 

동백섬은 저녁 노을빛에 물들었는데

나는 새들이 더불어 돌아간다

일흔 즈음은 본디의 길로 돌아가는 旅程

더욱 아름답고 신나는 인생이여!

감추어진 熱情이 용솟음치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