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壇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다 - 김현주

꿈 꾸는 소년 2020. 12. 12. 17:18

단풍나무, 붉게 물들고 있었지요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었다

부끄러운 날들 이어지더니

가을이 오고 말았지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모하던 나는

산에 올라 못되게도

단풍나무에게 다 뱉어내 버렸지요

 

내 부끄러운 마음,

내려오다 뒤돌아보니

아, 단풍나무, 고만, 온 몸이

불게 물들기 시작하데요

 

내 낯 빛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뻔뻔해질수록 ...

가을 산마다, 단풍나무

붉게 붉게 물들고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