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壇

가을비 - 도종환

꿈 꾸는 소년 2020. 12. 12. 16:55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했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산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혜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