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壇

휘영청 밝은 추석 전날 밤 - 원무현 시인

꿈 꾸는 소년 2020. 12. 12. 13:56

☞ 휘영청 : 달빛 따위가 몹시 밝은 모양. 시원스럽게 솟아 있거나 트인 모양.  

 

시람들 말에는 모난 구석이 없네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

둥글둥글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둥글둥글 빚은 송편을

둥그런 쟁반에 담는 동안

자식이 아니라 웬수라던

☞ 빚다 : 가루를 반죽하여 만두, 송편, 경단 따위를 만들다. 지에밥과 누룩을 버무리어 술을 담그다. 따위의 재료를 이겨서 어떤 형태를 만들다. 어떤 결과나 현상을 만들다. 

 

넷째를 기다리던 당숙께서

밭은 기침을 담 너머로 던지면

먼 산 稜線 위로

보고픈 얼굴처럼

솟은달이 궁글궁글 굴러 와서는

탱자나무 울타리도 와락와락 껴안아

길이란 길엔 온통 달빛이 출렁

 

보시는가

가시 돋친 말이 사라진 밤

이 둥글고 환한 세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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