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 나눔의 근거 - 작가 박사우의 그림일기<2011.7.2.토.동아>

 

 옛날 어떤 사람이 한 달 뒤에 베풀 잔치를 위해 소젓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소젓을 한 달 동안 보관하는 일이 어려워 苦心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奇拔한 아이디어를 찾아낸 그는 한 달 동안 소젓을 짜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뿐아니라 소에게서 새끼를 떼어내 젓을 먹지 못하게 했습니다. 소젓을 짜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잔치 당일에 한꺼번에 짤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이윽고 잔치 당일이 되어 동네사람들이 집으로 모여들었을 때 그는 소를 끌고 와 즉석에서 젖을 짜 사람들에게 따끈한 젓을 나누어 주려 했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소에게서는 단 한 방울의 젓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날마다 젓을 짜지 않고 새끼에게 먹이지도 않아 완전히 말라버린 때문이었습니다.

 ~ 불교의 비유경전 '白喩經'에 나오는 일화.

 "재물을 많이 모은 뒤에 세상 사람과 나누겠다는 생각은 단지 욕심이고, 가진 것이 없어 나주지 못한다는 말은 한갓 핑계입니다. 자신이 가진 한도에서 자신이 가진 것만으로 나누려는 마음만 있었다면 소주인은 소젓을 마르게 하지 않고 날마다 마을 사람과 나눌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꺼번에 온 세상에 과시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그는 결국 아무것도 나누지 못한 채 소젓이 말라붙게 만든 것입니다."

 나눔의 근본은 물질이기 이전에 마음입니다. 나눔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 나눔을 但只 물질적 교환행위로 보기 때문입니다. 나눔을 베푸는 사람이 자신의 도덕적 優位를 意識한다면 그것은 행하지 않느니만 못한 사회적 差別을 助長할 수 있습니다. 壅拙하고 壅塞한 마음으로는 億萬金을 가지고도 나눌 수 없는 것, 眞實한 마음만 있으면 언제 어느 곳에서나 無窮無盡하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곧 나눔이기 때문입니다. 眞正 마음으로 나누지 못하면 아무것도 나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