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한때 한국의 정보기술(IT) 상황을 ‘갈라파고스’라고 불렀다. 아메리카 대륙과 약 1000km 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에 빗대 해외와 동떨어진 국내 IT 업계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는 일반 휴대전화를 파는 데, 이동통신사는 음성통화 수익을 늘리는 데 안주해왔다. 외국 휴대전화 회사들이 한국에 기기를 팔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를 넣어야만 했다. 사용자들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하지만 2009년 11월 28일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뒤 모든 게 달라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5일 ‘스마트혁명, 세상을 바꾸다’라는 보고서에서 “스마트폰은 아이폰 도입 이후 3년 만에 예상을 뛰어넘은 광풍을 일으키며 한국사회 전반에 스마트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11월 1%에 그쳤던 스마트폰 보급률은 3년 만에 58.3%로 증가했다.
국민 10명 중 약 6명이 스마트폰을 쓰면서 길거리나 버스, 지하철 안에는 ‘고개 숙인 사람들’이 늘어났다. 버스 도착시간을 알아보고, e메일을 열어보고, 게임을 즐기는 등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스마트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도 급증했다. 지난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가입자는 전년보다 각각 114%, 150% 늘어났다.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는 “SNS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성공으로 이끈 일등공신”이라며 “대규모 홍보를 위해 마케팅 대행사를 고용하고 220개국의 현지 진출을 추진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워크’ 문화도 확산됐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1월 국내 상장기업의 약 8%에서 일하는 24만 명이 스마트 워크를 활용한다. 시내 곳곳에 깔린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로 업무를 보는 사람이 늘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과 관련된 ‘스마트 비즈니스’도 새로운 영역으로 떠올랐다. PC 중심이던 콘텐츠와 소프트웨어산업은 사업 모델의 중심이 모바일로 바뀌었다. 포털 중심이던 인터넷 시대와 달리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돌풍은 모바일 게임, 쇼핑 등의 새 시장을 만들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모바일은 전파속도가 웹보다 10배, 100배 이상 빠르다”며 “(사진 공유 SNS인) ‘카카오스토리’가 출시 한 달 만에 1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애니팡’이 단숨에 국민게임 반열에 오른 게 그 증거”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활용되는 국내 콘텐츠 시장은 지난해 약 1조5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14년에는 2조9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원 출판 영상 등의 세계 가상재화 시장은 2015년 약 16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혁명은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었다. 2009년 이후 IT 분야에서만 연간 500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생겼으며 방송통신산업 상시 종사자는 3년간 1만7000여 명 늘어났다. 국내 전자업체들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09년 3분기(7∼9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2%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단기간에 애플을 추격해 지난해 3분기 세계 1위에 올랐고 올해 3분기에는 점유율을 32.5%로 높였다. LG전자도 4분기(10∼12월)에는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실에서는 적잖은 학생이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직장인도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만 10∼49세 스마트폰 이용자 3740명을 대상으로 한 ‘2011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8.4%가 스마트폰중독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중독(7.7%)보다 높은 비율이다.
백준봉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이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도입은 스마트혁명을 촉발한 ‘마중물’이 됐다”며 “스마트혁명은 새로운 시장의 창출을 넘어 고령화, 양극화, 일자리 부족 등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는 일반 휴대전화를 파는 데, 이동통신사는 음성통화 수익을 늘리는 데 안주해왔다. 외국 휴대전화 회사들이 한국에 기기를 팔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를 넣어야만 했다. 사용자들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하지만 2009년 11월 28일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뒤 모든 게 달라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5일 ‘스마트혁명, 세상을 바꾸다’라는 보고서에서 “스마트폰은 아이폰 도입 이후 3년 만에 예상을 뛰어넘은 광풍을 일으키며 한국사회 전반에 스마트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11월 1%에 그쳤던 스마트폰 보급률은 3년 만에 58.3%로 증가했다.
국민 10명 중 약 6명이 스마트폰을 쓰면서 길거리나 버스, 지하철 안에는 ‘고개 숙인 사람들’이 늘어났다. 버스 도착시간을 알아보고, e메일을 열어보고, 게임을 즐기는 등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스마트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도 급증했다. 지난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가입자는 전년보다 각각 114%, 150% 늘어났다.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는 “SNS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성공으로 이끈 일등공신”이라며 “대규모 홍보를 위해 마케팅 대행사를 고용하고 220개국의 현지 진출을 추진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워크’ 문화도 확산됐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1월 국내 상장기업의 약 8%에서 일하는 24만 명이 스마트 워크를 활용한다. 시내 곳곳에 깔린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로 업무를 보는 사람이 늘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과 관련된 ‘스마트 비즈니스’도 새로운 영역으로 떠올랐다. PC 중심이던 콘텐츠와 소프트웨어산업은 사업 모델의 중심이 모바일로 바뀌었다. 포털 중심이던 인터넷 시대와 달리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돌풍은 모바일 게임, 쇼핑 등의 새 시장을 만들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모바일은 전파속도가 웹보다 10배, 100배 이상 빠르다”며 “(사진 공유 SNS인) ‘카카오스토리’가 출시 한 달 만에 1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애니팡’이 단숨에 국민게임 반열에 오른 게 그 증거”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활용되는 국내 콘텐츠 시장은 지난해 약 1조5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14년에는 2조9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원 출판 영상 등의 세계 가상재화 시장은 2015년 약 16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혁명은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었다. 2009년 이후 IT 분야에서만 연간 500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생겼으며 방송통신산업 상시 종사자는 3년간 1만7000여 명 늘어났다. 국내 전자업체들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09년 3분기(7∼9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2%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단기간에 애플을 추격해 지난해 3분기 세계 1위에 올랐고 올해 3분기에는 점유율을 32.5%로 높였다. LG전자도 4분기(10∼12월)에는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실에서는 적잖은 학생이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직장인도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만 10∼49세 스마트폰 이용자 3740명을 대상으로 한 ‘2011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8.4%가 스마트폰중독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중독(7.7%)보다 높은 비율이다.
백준봉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이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도입은 스마트혁명을 촉발한 ‘마중물’이 됐다”며 “스마트혁명은 새로운 시장의 창출을 넘어 고령화, 양극화, 일자리 부족 등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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