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기 목사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7)]노동에 대해서

꿈 꾸는 소년 2013. 9. 9. 05:08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7)]노동에 대해서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합 대표)
2010년 05월 24일 (월) 09:46:09 기독신문 ekd@kidok.com

 
세상에 필요한 일, 주께 하듯 하라

신앙 좋은 사람일수록 경제적 책임 성실히 해야


   
  ▲ 방선기 목사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선교 사역을 하는 분에게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가난인데, 가난의 원인 중 하나가 노동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라고 한다. 그들은 사무실에서 편하게 하는 일만 하려고 하고 손에 흙을 묻히는 일을 하는 것은 저주이고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옥한 땅을 그대로 내버려둔 채 가난하게 산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크리스천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 선교사님은 자신의 중요한 사역이 교회 지도자들에게 노동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깨우치는 일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직업을 가지려고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업은 우선 돈을 많이 버는 일이고, 사람들이 알아주는 일이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안정된 일자리이다. 그런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지만 사회가 그 일을 원하는 사람들의 필요를 다 공급해줄 수 없다는 데 있다. 모두가 다 대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변호사, 의사가 되고 싶고,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데, 우리 사회가 그 요구를 채워줄 수 없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의 개인적인 문제가 되었고 결국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다. 해결책은 사람들이 직업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을 고치는 것이다. 성경이 가르치는 직업과 노동에 대한 바른 가치관, 즉 노동에 관한 생활신학을 정립해야만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세상에서 우리가 하는 일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만물을 다스리라고 하신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창 1:28). 죄로 인해 사람들이 하나님을 뜻을 거스르는 일도 하게 되었고, 하나님이 원치 않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주님이 십자가의 보혈로 만물을 구속하셨기 때문에(골 1:20), 우리 믿는 사람들은 세상에서 하는 일을 다 주님께 하듯 해야 한다(골 3:23). 그래서 우리 주님도 이 땅에 사시면서 목수 일을 하셨고, 사도바울도 천막을 만드는 일을 했으며, 그 당시 주님을 믿는 노예들을 향해 맡겨진 일을 주께 하듯 하라고 권했던 것이다.

노동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이런 기독교세계관적 사고방식을 가지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직업의 문제를 훨씬 쉽게 풀 수 있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경제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 사도 바울은 신앙이 좋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일하지 않는 데살로니가 교회 성도들을 향해 일을 해서 경제적인 책임을 다하라고 권면했고(살전 4:11~12), 일하기 싫거든 먹지 말라는 유명한 말씀을 남겼다(살후 3:10). 신앙이 좋은 사람이라면 경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사람들이 알아주는 일이 아니더라도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다. 모든 사람들이 알아주는 일만 한다면 이 세상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의사와 변호사만 있는 세상을 상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알아주지 않더라도 꼭 필요한 일이라면 좀 힘이 들더라도 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는데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안정된 직업을 찾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안정된 직업이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면 평생을 살면서 억지로 일할 수밖에 없다.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안정된 직업이라는 이유로 교사로 일하면 그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불행이다. 그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가 아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재능과 능력을 주셨으므로 그것을 발견해서 그것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을 하나님이 원하신다. 문제는 그런 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수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세상이 안정을 보장해주는 일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사람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 아쉽다. 그런 크리스천을 향해서 “믿음이 적은 자들”이라고 책망하실 것이다.

아브라함이 고향을 떠날 때 장래가 보장이 되어서 떠난 것이 아니었다. 믿음으로 떠난 것이다. 믿음의 모험을 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크리스천들이 세상 사람과 같은 자세로 산다면 여전히 안정된 직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지만 믿음으로 산다면 얼마든지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 아마도 오늘 우리 사회에서 믿음이 가장 필요한 영역은 바로 이 영역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 우리 사회의 큰 문제는 실업이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나라들의 문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프리카에서도 문제지만 잘 산다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서도 여전히 문제다. 정부가 해결해주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아직 일할 사람을 찾는 곳들이 있는 편이다. 여전히 기업 경영자들은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노동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회복한다면 이 문제를 훨씬 쉽게 풀어갈 수 있다. 바른 신학은 우리의 문제를 바로 보게 하고, 바른 신앙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