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기 목사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10)] 스포츠에 대해서

꿈 꾸는 소년 2013. 9. 9. 05:14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10)] 스포츠에 대해서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합 대표)
2010년 06월 11일 (금) 17:11:56 기독신문 ekd@kidok.com

  
월드컵 응원도 영적 활동 될 수 있다

복음 접촉점 넓히는 선교 기회로…지나친 우상화는 경계


   
  ▲ 방선기 목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가 한창이다. 대한민국의 선수들도 끝까지 선전하여 좋은 결과를 얻기를 온 국민과 함께 응원한다. 이런 시점에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를 신앙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현대사회에서는 스포츠가 없는 생활을 생각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이제 스포츠는 단순한 몸의 움직임이나 게임을 넘어서서 현대사회의 중요한 문화코드가 되었고 심지어 이데올로기가 되기도 했다.

크리스천들 중에도 스포츠 중계를 빠짐없이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취향이니 스포츠를 기독교 신앙과는 무관한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스포츠 역시 일상생활신앙의 중요한 영역이다.

교회의 역사를 보면 교회가 로마시대의 원형경기장 문화를 금했던 적이 있다. 원형경기장에서 있었던 각종 투기들이 비신앙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유진 피터슨의 책에 보면 헤롯이 건설한 원형 경기장들이 예수님 당시의 팔레스타인 땅에 여러 개 있었다고 한다. 물론 신약 성경은 그 큰 건축물들에 대해서 함구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형상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검투사들의 살인적인 경기와 같은 것에 침묵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스포츠의 비신앙적 요소를 배격하기에 기독교가 근본적으로 스포츠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성경은 운동 자체를 금하지 않는다. 사도 바울은 육체의 연단에도 유익이 있다고 했으며(딤전 4:8)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신앙인의 삶을 운동경기에 임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가지고 비유로 가르치기도 했다(고전 9:24~27). 바울은 로마 사회에서 살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스포츠를 통해 영적인 진리를 교훈했다.

그러므로 믿음의 사람들은 몸의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적으로 스포츠에 취미가 없더라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몸의 청지기로서 건강을 위해서 최소한의 운동을 하는 것이 신앙적이다. 운동에 빠져 경건의 연습을 놓치지 않는 한 운동 역시 영적인 활동이다.

스포츠의 경쟁하는 특징 때문에 신앙인들이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이나 다른 사람을 더 낫게 여기라는 말씀을 근거로(빌 2:3~4) 경쟁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경쟁이 있는 스포츠는 피하고 서로 협동하는 게임만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럴듯하지만 너무 이상적이다. 그리고 이미 성경도 경쟁 자체를 부정하고 있지는 않는다. 운동하는 과정에서 경쟁을 통해서 자신의 훈련과 즐거움의 동기부여가 된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증오하거나 편법의 사용, 혹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결과로 인해 갈등이 심화된다면 경쟁을 피해야 한다. 모든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하고 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대로이다(고전 10:23).

스포츠를 관람하는 문제는 개인의 취향에 달린 문제이다. 어떤 사람은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 그것보다 스포츠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도덕적으로는 중립적인 취향의 문제이다. 다만 스포츠를 관람할 때의 자세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즉 스포츠의 우상화가 심각한 문제다.

한동안 한국 축구 응원단의 이름인 ‘붉은 악마’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악마’라는 단어가 거부감을 주기는 하나 그런 단어가 문제가 되기보다는 스포츠에 지나치게 열광한 나머지 그것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이 더 악마적이다. 주님은 분명히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고 했는데 현대인들에게 스포츠가 그 ‘다른 신’이 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크리스천들도 예외가 아니다. 운동경기 때문에 마땅히 해야 할 경건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가정이나 직장의 삶에 지장을 준다면 문제이다. 물론 그것은 비단 스포츠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해당되는 원리이다.

한편 스포츠는 선교에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면서 삶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복음도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골프 인구가 적지 않다. 나는 골프를 못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골프를 통해서 복음을 전하는 기회를 갖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골프와 같은 스포츠도 좋은 선교의 수단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교회에서는 축구를 통해서 사람들과 접촉점을 찾아 전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고전 9:22)”이라고 했던 바울의 선교전략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스포츠는 몸으로 하는 것이니 육적인 활동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스포츠를 어떤 자세로 대하느냐에 따라서 영적일 수도 있고 육적일 수도 있다. 월드컵의 열기 속에 마음껏 응원하면서도 그 속에서 크리스천다운 믿음을 지키고 믿음을 전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그것은 얼마든지 영적인 활동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