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기 목사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18)] 자동차에 대해서

꿈 꾸는 소년 2013. 9. 9. 06:27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18)] 자동차에 대해서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합 대표)
2010년 08월 13일 (금) 10:01:19 기독신문 ekd@kidok.com

 
절제와 절약의 차에 올라타라

형편 고려않은 과시의 목적은 생활신앙 위협


   
  ▲ 방선기 목사  
안식년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자동차를 한 대 샀다. 한 성도님의 도움으로 좋은 차를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자동차를 사는 것은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한 일이지만 자동차를 사는 과정에서도 약간의 신학적인 사색을 하면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생활신앙의 유익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꼭 필요로 하는 문명의 도구인 자동차 구입에 대해 생각해보자.

첫째, 왜 자동차를 사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동차 구입과 같은 사소한 일을 너무 거창하게 만드는 것 같지만 사실은 중요한 질문이다. 생활의 필요 때문에 자동차를 사는 것이라면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혹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나 이웃과 경쟁하기 위해서 그 차를 꼭 사야 한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성경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빌 2:3)”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나를 무시할까봐 고급차를 사려고 하거나,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좋은 차를 가지고 있으니 기분이 언짢아 고급차를 사려고 한다면 그것은 신앙적인 결정이 아니다.

둘째, 어떤 자동차를 사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전에 나는 조금 큰 차를 타고 다녔다. 스타렉스도 탔고, 카스타도 탔는데 사람들을 많이 태울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유용했다. 그런데 이제는 자녀들도 다 자라서 그럴 필요가 없어져서 작은 차를 사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마침 동역하는 목사님으로부터 자동기어보다는 수동기어가 꽤 많이 싸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래서 수동기어 차를 구입했더니 꽤 많은 절약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차를 유지하는 데도 꽤 절약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런 결정을 하는데 지난 1년 가까운 프랑스 생활이 도움이 되었다. 프랑스에는 작은 차들이 의외로 많고 대부분의 승용차들은 수동기어 차량이다. 렌터카를 보아도 자동기어 차량은 매우 비싸고 구하기도 어렵다.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더 잘 사는 나라지만 그들은 우리보다 더 절약하며 살았다. 반면에 미국에 가보니 자동차들이 매우 크고 대부분의 차들이 자동기어 차량이었다.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이면서도 미국을 많이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약과 절제를 위해서는 미국보다 유럽을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절약과 절제는 재정의 문제이지만 동시에 신앙의 문제이다. 특히 재정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무리하게 지출하지 않기 위해서 절약을 해야 한다. 돈 문제로 인해 유혹받지 않고 빈궁에 처하는 비결을 배우기 위해서 그래야 한다. 그러므로 이런 결단을 하기 위해서는 신앙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크리스천은 작은 차를 타야한다고 강요할 일은 아니다. 개인의 필요나 취향에 따라서, 혹은 일을 할 때의 필요에 따라서 얼마든지 큰 차나 고급 차를 탈 수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하나님이 주신 복이 될 수도 있다. 사도 바울이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았던 것처럼 말이다(빌 4:11-12). 다만 재정적으로 무리를 하면 범죄하기 쉽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절약과 절제라는 신앙적 결단이 필요하다.

셋째, 자동차를 어떤 방법으로 구매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자동차를 살 때는 할부제로 구입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런데 크리스천 재정 문제 전문가인 래리 버켓은 할부제는 결국 빚을 지고 상품을 사는 것이므로 금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빚을 지는 것이므로 사용하지 말라고 권한다. 현대 사회는 빚지는 것을 당연시 하지만 성경은 사랑의 빚 외에는 빚을 지지 말라고 했고(롬 13:8) 빚진 자는 채권자의 종이 된다고 경고하기 때문이다(잠 22:7). 자동차를 할부로 사는 것이 큰 빚을 지는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런 사소한 일부터 말씀대로 순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이 일상생활 신앙의 모티브이다.

할부로 사지 않기로 결심한다면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싼 차를 살 생각은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중고차를 사려고 했는데 중고차 가격도 만만찮았고 앞서 말한 대로 작고 수동기어인 차는 새 차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새 차를 샀다. 그래서 내 평생에 처음으로 새 차를 사서 운전하니 기분이 좋았다. 새 차를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가 절로 나왔다.

자동차는 이제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를 사는데 우리의 가치관이 드러나고 세상의 풍조가 우리의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을 본받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한다(롬 12:2). 만일 크리스천은 작고 싼 차를 사야한다고 주장하면서 고급차를 타는 사람들을 정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율법주의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천이 과시하기 위해 형편에 맞지 않는 차를 무리하게 구입한다면 신앙적이지 못한 행동을 한 것이다. 이런 생각이 바로 생활신앙의 유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