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기 목사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21)] 예술에 대해서

꿈 꾸는 소년 2013. 9. 9. 07:09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21)] 예술에 대해서
2010년 09월 03일 (금) 15:20:29 기독신문 ekd@kidok.com

 
예술은 하나님의 눈으로 보라

성경이 계시하는 진리, 예술의 통로로 재조명해야


   
  ▲ 방선기 목사  
서양 미술작품들을 보면 초기에는 성경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많다. 아기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십자가 등이 가장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다.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면서 비종교적 그림들이 나타났고 그 이후에는 성경과 무관한 일반인들의 얼굴이나 평범한 삶,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그리는 그림들이 대종을 이루었다. 미술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음악, 연극 등도 거의 비슷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크리스천의 입장에서 이런 변화를 보고 예술은 점점 세속화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예술은 아무래도 기독교 신앙과는 거리가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기 쉽다. 그래서 그런지 경건한 신앙인들 중에는 예술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혹 관심을 갖더라도 그것은 신앙과는 무관한 영역으로 생각한다. 조금 극단적인 사람들은 미술이나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기도하고, 그 시간에 전도를 해야 한다고 말하면 할 말이 없다. 기도나 전도를 제대로 않는 사람들이라면 마땅히 들어야 할 책망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예술을 신앙의 바깥으로 내모는 것은 바람직한 신앙적 태도라고 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 짐이라(딤전 4:4~5).” 예술은 기도나 전도와 반대되는 일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게 해야 할 일이다.

일단 예술도 신앙과 무관하지 않다고 인정하면 예술과 신앙을 연결시키는 시도를 할 수 있다. 일차적인 시도가 예술 속에 신앙을 넣는 것이다. 예전처럼 그림 속에 예수님을 넣고, 성경 이야기를 예술 속에 집어넣는 것이다. 복음적 가사를 넣은 음악을 만들고 연극이나 드라마는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내용으로 꾸민다. 이렇게 만든 작품들이 질적으로 뛰어나면 감사하고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혹 그렇지 못하면 의도와는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기독교적인 내용이 들어가면 질이 떨어진다고 인식되면 그것은 예술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일 수 있다.

더욱 바람직한 시도는 성경의 계시로 예술을 재조명하는 것이다. 성경이 계시하는 진리를 예술이라는 통로로 표현할 수 있다. 혹은 다양한 예술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계시를 발견하는 것이다. 창세로부터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것들인 그의 능력과 신앙이 만물에 분명히 알게 되었다고 했는데(롬 1:20) 그것은 하나님께서 직접 창조하신 자연만이 아니라 대리인인 사람을 통해 창조된 예술 작품에도 해당된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자연을 보면서도 하나님을 보기 힘들지만 믿음이 있는 사람은 자연을 통해서 하나님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믿음이 없는 사람은 예술 작품을 그저 작품으로만 보겠지만 믿음의 사람들은 그 속에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도 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신 일반은총을 반영해놓은 작품들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 만물이 죄로 인해 더러워졌기 때문에 예술 영역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은 명심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구속이 완성되었지만 아직 주님의 재림으로 인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지 않은 이 땅에서는 죄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많은 예술작품들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런 예술 작품에 대해서 믿음이 없는 사람들은 대단한 작품으로 찬양하기도 한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은 그 안에 있는 죄악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심령이 불편해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려고 애써야 한다(고후10:5).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마치 우리가 주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지만 아직도 죄를 짓기에 거룩함에 이르기 위해서 치열하게 애써야 하는 성화 과정과 비슷하다.

죄로 물든 예술에 대해서는 믿음의 눈으로 분별하고 비판해야겠으나 자칫 종교적인 편견으로 오해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미술이나 사진에서 보는 누드는 외설적인 그림과는 다르다. 그러나 예술이라고 주장하면서 외설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것은 흑백논리로 재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아마도 그런 일은 크리스천 예술가들이 담당해야 할 것이다. 비전문가가 자기의 교리적인 지식에 비추어 재단을 하면 하나님이 이 땅에 있게 한 예술이 설 자리가 없게 된다. 브살렐에게 하나님의 영을 충만하게 하고 예술적인 재능을 주신 하나님(출 31:1-6)을 보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없는 능력을 하나님이 크리스천 예술가들에게도 주신 것을 알 수 있다.

믿음은 세속의 예술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무작정 따라가는 것도 아니다. 예술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는 것이다. 예술의 영역에서도 생활신앙의 빛은 밝게 빛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