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36)] 나이에 대해서 | ||||||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합 대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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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애써 부정하지 말고 그 안의 가치 발견해야
성경에서도 나이 드는 것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곤 한다. 전도서에서는 노년의 시기를 ‘캄캄한 날’(전 11:8)로, ‘곤고한 날’,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전 12:1)로 묘사한다. 성경의 인물들도 젊었을 때는 왕성했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며 쇠약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성경의 인물들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 모든 인생에게 주신 보편적인 원리가 이렇게 늙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젊음을 우상화하는 현대 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노화를 애써 부정하거나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 크리스천들은 연륜이 쌓여가며 찾아오는 변화를 부인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나이에 맞는 사명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전에 젊었을 때 하던 것처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젊었을 때 할 수 없던 것을 나이가 들면 할 수도 있다. 젊었을 때는 미래를 내다보며 비전을 이루기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 나이가 들어도 인생의 비전을 놓쳐서는 안 되겠으나 그와 함께 후배들에게 유산(legacy)을 남겨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영어의 legacy는 삶을 통해 얻은 유무형의 가치관을 다음 세대까지 이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 세대에 유산을 남기지 못하는 비전은 자칫 노욕이나 집착으로 변질되기 쉽다. 사람들은 피할 수 없는 나이 듦에 대해 유쾌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가능하면 나이가 드는 것을 늦추려고 애쓴다. 그래서 염색도 하고 심지어 보톡스 주사를 맞거나 성형수술까지 한다. 그렇게 해서 늙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들도 한계를 잘 안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는 겉사람보다는 속사람이 새로워져야 한다(고후 4:16). 속사람이 새로워지는 일은 늙은 후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미리 시작해야 한다. 원치 않지만 일찍 은퇴하게 되었다 해도 속사람이 아직 젊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이 들었을 때도 건강하기 위해 젊은 날에 운동을 하듯이 이 세상뿐만 아니라 다음 세상에서도 유익한 경건의 훈련을 해야 한다(딤전 4:7-8). 그러면 나이가 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아무리 속사람이 새로워진다고 해도 나이가 들면 다음 세대와 생각의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에스라서에 보면 바벨론에서 돌아온 유다 백성들이 성전 기초를 놓으면서 극명한 세대 차이를 보여준다. 첫 성전의 위용을 보았던 노년층은 작고 초라한 규모의 성전 모습을 보고 대성통곡했고 성전을 본 적 없는 젊은층은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스 3:12-13). 이런 세대 간 생각의 차이는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갈등의 요인이 되기 쉽다. 한편으로는 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과거의 경험에 빠져서 새로운 생각이나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나이 듦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된다. 그렇다고 젊은이들과 똑같이 되려고 하거나 같은 기준으로 경쟁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불가능하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좌절감만 맛볼 뿐이다. 오히려 세대 간의 차이를 다양성으로 받아들여 공동체에 시너지를 가져오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젊은이들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나이 든 사람들이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 보완해서 아름다운 팀워크를 이룰 수 있다. 젊은이들은 과도한 책임보다 모험(risk)의 특권이 주어져야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 모험은 줄이고 책임(responsibility)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세대의 특성을 살리는 길이다. 모험과 책임의 조화가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나이 듦에는 이런 멋진 가치가 있지만 현대 사회는 나이 든 사람들이 무시되고 있다. 과거에는 그들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지만 현대 사회에는 과거의 경험보다는 새로운 지식이 더 가치가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나이 든 사람들을 존경하라고 가르친다.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잠 16:31).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버지에게 하듯 하며”(딤전 5:1). 성경이 나이 든 사람들의 생산성이나 유용성 때문에 이런 교훈을 하겠는가? 윗사람을 향한 존경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때문이다. 윗사람의 권위가 위협받는 우리 시대에 새삼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한 해가 가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크리스천들에게는 가장 좋은 나이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의 나이가 가장 좋다. 하나님이 주신 나이를 거부하지 말고 감사하게 받아들이자. 그리고 그 나이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한 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는 크리스천의 바람직한 생활신앙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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