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기 목사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40)] 권력에 대해서

꿈 꾸는 소년 2013. 9. 9. 09:23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40)] 권력에 대해서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합 대표)
2011년 01월 21일 (금) 16:44:33 기독신문 ekd@kidok.com

 
권력은 신앙 인격을 가늠한다

세상 모든 권력은 유한한 것…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 방선기 목사  
사탄이 광야에서 금식하시던 예수님을 결정적으로 유혹한 것이 세상의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력이었다. 예수님은 그 유혹을 극복하셨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사람들이 정치에 뛰어드는 이유를 가만히 보면 권력에 대한 목마름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와 거리가 멀 것 같은 성직자들의 세계에도 권력에 대한 갈구가 있어서 종종 물의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아예 어느 영역이든 권력 자체를 죄악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어느 사회나 집단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법이 필요하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권력이 필요하다. 그 권력은 하나님이 이 땅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주신 것이다(롬 13:1). 돈이나 섹스 자체가 죄가 아니듯이 권력 자체는 죄가 아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돈이나 섹스가 사탄의 유혹의 통로가 되듯이 권력도 유혹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권력은 돈이나 섹스처럼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한 통로가 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사람 사이의 갈등의 원인을 살펴보면 대체로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서 생긴다. 그런데 그 이면을 깊이 들어가 보면 많은 경우에 권력으로 인한 갈등이 깔려 있다.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말할 것도 없고, 직장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도 대개는 권력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서 일어난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부간의 갈등도 비슷하고, 교회 내에서 목회자와 장로들 사이의 갈등도 그렇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부 간의 갈등도 힘겨루기인 경우가 종종 있다. 권력의 문제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아주 보편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크리스천들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권력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러므로 작든 크던 내게 있는 권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혹은 권력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신앙 인격을 가늠할 수 있다.

크리스천이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살아가는 동안에 권력을 갖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어떤 위치에 올라가면 그 위치에 맞는 권력이 주어진다. 이런 권력을 자주 사용하다보면 권력의 맛을 알게 된다. 그래서 권력을 계속 움켜쥐려고 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갈등은 바로 이런 욕심 때문에 일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 권력으로 다른 사람을 섬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의 권력을 가지고 사람들을 섬기러 오신 것처럼 말이다(막 10:45). 또한 권력을 가질수록 겸손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낮추시고 겸손한 자를 높이신다고 하신 말씀(약 4:6, 벧전 5:6)은 바로 이런 권력의 속성을 지적하는 교훈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것은 자신이 의식을 하든 하지 못하든 권력을 통해 권력 없는 사람들을 압제하게 된다는 점이다(전 4:1). 종종 착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자신 때문에 힘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를 수 있다. 권력의 속성을 잘 모르는 소박함 혹은 무지의 소산이다. 권력이 있는 사람은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사람들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는 나의 기질상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러나 내게 작은 힘이라도 있으면 나의 말이나 행동 때문에 나보다 힘이 없는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권력이 미치는 영향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음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말이나 행동에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반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형태든 권력이 있는 사람들로 인해 고난을 당하게 된다. 악한 사람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비교적 선한 사람들에게도 고난을 당할 수 있다. 이 경우에 반발하기 쉽다. 그런데 주님은 그런 경우에 반발보다는 순복하기를 원하신다. 그로 인해 겪는 고난에 대해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당한 고난의 자취를 따라 가는 것으로 생각해서 수용하라고 하신다(벧전 2:21). 물론 그 권력이 불의하게 많은 사람들을 괴롭힐 경우에는 항거할 필요가 있다. 그럴 경우에도 하나님의 공의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되도록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과도한 폭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또 다른 권력의 횡포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세상의 권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가 있게 마련이다. 특히 특별한 직위를 통해서 권력을 가졌던 사람은 그 직위에서 물러나면 권력을 잃게 된다.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권력의 강도가 얼마든지 줄어들 수 있다. 이것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분명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권력의 누수나 권력의 이양을 수용하기 힘들어 한다. 크리스천은 바로 이것을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이런 변화에 순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이 땅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한 권력과 무관하게 살 수는 없다. 권력 때문에 신앙이 흔들리거나 오염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성도가 거룩하게 사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