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기 목사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 (43) ] 운전 문화에 대해서

꿈 꾸는 소년 2013. 9. 9. 09:28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 (43) ] 운전 문화에 대해서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합 대표)
2011년 02월 18일 (금) 09:53:15 기독신문 ekd@kidok.com

‘믿음의 드라이빙’ 어렵지 않다

결국은 마음의 태도 … 작은 원칙 실천이 변화 이끌어

   
 
  ▲ 방선기 목사  
 
언젠가 신문에서 영국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운전 문화를 보고 충격을 받아 쓴 글을 읽었다. 이렇게 경제가 발전한 나라의 교통 사고율이 세계 최고라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 사람이라면 그가 충격 받은 내용을 다 알아차렸다. 우리의 운전 문화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다. 나도 외국에서 운전하다가 한국에 돌아오면 그것을 느낀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부터가 문제가 심각하다. 평소에 그런대로 인격적으로 행동하는데 이상하게도 운전대만 잡으면 급해진다.

어느 날 우연히 아들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는데 답답함을 느꼈다. 속도도 별로 내지 않고, 차로를 바꾸는 일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니 굳이 끼어들기를 하지도 않았고 다른 차가 끼어들면 순순히 양보를 했다. 그러니 내가 보기에는 좀 답답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들처럼 운전하는 것이 제대로 하는 것이었다. 아들이 운전하는 것과 내가 운전하는 것을 비교해보니 한두 시간 가야 할 때 10분 20분 정도 차이가 날 뿐이었다. 그런데 나는 운전대만 잡으면 마음이 급해진다. 가만히 그 이유를 묵상하다가 내가 아직 운전의 영역에서는 아직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아마도 내가 가장 비신앙적일 때가 운전하는 시간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운전은 그저 개인의 성격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실 매우 경건한 삶을 사는 사람인데도 운전을 급하고 험하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운전하면서 하는 말이나 행동은 다 믿음에서 나오는 열매이다.
우선 급하게 운전하는 것이 문제이다. 앞 차가 조금만 늦는 것 같으면 차선을 바꾸어서 앞지르려고 한다. 영국 사람이 지적한 것처럼 모두 다 자동차 경주자가 되어 버렸다. 다른 사람에게 도무지 양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얌체같이 끼어들려고 한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사라지고 그저 지독한 이기주의자가 되어버린다.

이런 행동에 대해서 성경은 이렇게 책망한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 2:3~4). 이 말씀이 생활 속에 자리 잡는다면 운전하는 태도는 변할 수 있다. 운전도 믿음으로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교통 문화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의 풍조를 그렇게 따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은 아니다. 언젠가 한 목사님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새벽 기도회를 갈 때 횡단보도에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도 빨간불일 때 차를 세우면 뒤에서 오던 차는 어쩔 수 없이 서서 기다린다는 것이다. 뒤에서 답답해하거나 손가락을 가리키며 욕하더라도 그런 작은 노력을 하면 교통문화를 조금씩 바꾸어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작은 일이지만 옳은 생각이고 용기있는 행동이다.

우리 크리스천들만이라도 세상과 다르게 행동하면 문화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은 주변 사람들과 비슷하게 운전을 한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이 말씀이 우리 크리스천들에게 생활화 된다면 운전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고 이런 믿음으로 운전하면 우리나라의 교통문화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크리스천들은 운전할 때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보통 때는 급하게 운전하지만 귀한 분을 모시거나 주변에서 내가 잘 아는 사람들이 타고 있다면 운전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주변의 운전자들이 내가 목사인 것을 다 안다면 지금처럼 운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주목하기만 해도 나의 운전 자세가 달라진다면 하나님이 내가 운전하는 것을 주목하신다고 생각해보면 어떻겠는가?

하나님은 우리가 운전할 때도 그 옆에 임재하며 인도하고 보호하신다.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시 139:7~8).

예전에 자동차 뒤에 물고기 표시를 부착한 차들이 많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차들이 별로 없다. 물고기 표시는 크리스천이라는 표시인데 그 표시를 한 차가 운전을 잘못하면 크리스천이 욕을 먹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런데 이제 그런 표시를 다시 붙이는 운동을 벌였으면 좋겠다. 그런 표시를 당당하게 하는 것은 내 차 안에 주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크리스천들이 운전을 제대로 한다면 그것은 바로 내 믿음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예수를 믿는 우리가 결단하고 운전문화를 바꾸어가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작은 열매들이 결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