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기 목사

[방선기 생활신앙 (50 마지막회) ]문화 속 복음에 대해서

꿈 꾸는 소년 2013. 9. 9. 09:40

[방선기 생활신앙 (50 마지막회) ]문화 속 복음에 대해서
2011년 04월 08일 (금) 09:44:58 방선기 ekd@kidok.com

문화의 활용 지혜롭고 순결하게

적극 활용하되 기독교 옷 입은 세속문화 경계해야

   
  ▲ 방선기 목사  
복음은 문화 속에서 시작되었다. 유대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복음을 바로 이해할 수 없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대속의 죽음은 짐승의 피를 드리는 제사를 모르는 문화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히 9:11-22). 그러므로 유대 문화를 아는 것은 복음을 이해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유대 문화가 모두 복음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복음의 순수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유대 문화를 탈피해야 할 부분도 많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할 때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할례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한 유대교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유대의 문화로 복음을 왜곡한 셈이다(행 15:19-20). 사도 바울은 할례라는 유대 문화로부터 복음을 지키려고 무진 애를 썼다. 똑같은 유대 문화가 복음을 이해하는데 필요하기도 하지만 복음의 순수성을 훼손시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화의 양면성이다.

복음은 문화를 통해서 전파되었다. 복음은 헬라어라는 유용한 통로를 통해 전파되었고 헬라 철학은 복음을 정리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예를 들어 보자. ‘로고스’라는 헬라어는 예수님을 표현하는데 사용되었다(요 1:1). 바울이 믿음에 이르게 하는 율법을 기능을 설명하면서 율법을 초등교사(몽학선생)로 비유한 것도(갈 3:24-25) 헬라 사회의 가정교육 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헬라 문화의 파급력으로 복음이 매우 빠른 속도로 전파되었다.

그러나 헬라문화적 요소에 복음이 묶이면 순수성을 잃게 된다. 예수님이 육신으로 온 것을 부인했던 초대 교회의 이단들은 그 당시 헬라의 이원론적 철학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었다(요일 4:1-6).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헬라 철학의 오류를 제거해야 했다. 이같이 헬라 문화가 복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복음을 변질시키는 역할도 했다. 이것이 문화의 양면성이다.

어느 사회든 복음이 들어가면 복음이 문화적 영향을 미쳤다. 복음은 전달된 곳의 문화는 기독교 문화로 바뀌어갔다. 복음이 들어가자 마술하는 사람들이 변화되었다. 복음이 들어가면서 그 당시 문화를 바꾸어 버린 것이다(행 19:19). 교회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대로 기독교 복음은 서구의 문화를 변화시켰다. 지금도 그 영향이 서구 문화 속에는 남아 있다.

그러나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문화가 복음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가 들어가면 그 지역의 문화를 바꾸어 버리지만 그렇게 해서 바꾸어진 문화가 기독교 문화인 것은 아니다. 기독교의 옷을 입은 세속문화가 된다. 기독교적 전통을 가진 나라를 보면 문화에 기독교적인 뿌리가 있다. 그러나 현재는 기독교 정신이 사라져 버린 상태이다. 그것을 가리켜서 ‘문화적인 기독교(Cultural Christianity)’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기독교가 아니다. 기독교에 영향을 받은 세속문화일 뿐이다. 복음은 세상의 문화를 변화시키지만 복음으로 변화된 문화가 복음과 일치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복음은 항상 문화 속에 심어져야 한다. 복음은 문화의 옷을 입고 전달되기 때문에 전달하는 문화의 옷을 벗고 전달받는 새 문화의 옷을 입어야 한다. 성경에 기록된 것 중에 그 당시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그대로 따르기보다 현재의 문화에 맞도록 수정해서 적용해야 한다. 인사하기 위해 서로 입 맞추라는 말은(살전 5:26) 그 당시 문화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오늘날 우리 문화에서는 문자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그런 표현은 우리 문화에 맞게 재해석해서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 즉 탈문화화의 과정에서 옷만 바꿔 입는 것이 아니라 복음 자체를 상하게 할 혼합주의의 위험성이 있다. 기독교를 우리 문화에 이식한다면서 비복음적인 요소가 있는 우리의 전통 문화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문화로 복음을 표현하려고 할 때 그 문화가 복음을 변질시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복음의 상황화는 필요하지만 혼합주의는 항상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음을 확산하는데 우리 시대의 문화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현대 문화와 문명은 복음을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도구이다. 그러나 도구(media)가 복음(message)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 어떤 문화나 음악은 그 자체로 영적인 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것이 아무리 복음의 메시지를 전달하더라도 매체 자체가 영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미디어를 택할 때는 양면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구원을 말하는 복음의 핵심은 매우 명쾌하다. 그러나 세속 문화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해야 한다(마 10:16). 적극적으로 문화 매체들을 활용하며 늘 해오던 방법만이 아닌 효과적 대안을 논의하고 지혜롭게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끝> 이번호를 마지막으로 방선기 목사의 생활신앙 연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