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앞서가는 남자의 모습
어깨가 휘어져 둥근 지구를 닮아가네
낯설어라
남산자락 느티나무 아래에서 밀짚모자 삐딱하게 쓰고
나를 기다리던 참신한 모습이 간데 없네
푸른(높은) 하늘 응시하는
고운 눈매
겸허한 언어로 살아낸 세상사
울 줄도 모르고
투정도 모르고
결대로 살았어도 오늘은 등이 휘었네
비척 대며 건든 걸음
발자국마다
눈은 날려 덮이고
품에 안은 붕어빵
식을까 걱정하며
기다리는 사람 생각하며 미소를 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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