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가 아는 남자 / 이호자(경기도 광주 문화원) - 2016

꿈 꾸는 소년 2017. 1. 16. 01:40

내가 아는

앞서가는 남자의 모습

어깨가 휘어져 둥근 지구를 닮아가네


낯설어라

남산자락 느티나무 아래에서 밀짚모자 삐딱하게 쓰고

나를 기다리던 참신한 모습이 간데 없네


푸른(높은) 하늘 응시하는

고운 눈매

겸허한 언어로 살아낸 세상사

 

울 줄도 모르고

투정도 모르고

결대로 살았어도 오늘은 등이 휘었네


비척 대며 건든 걸음

발자국마다

눈은 날려 덮이고


품에 안은 붕어빵

식을까 걱정하며

기다리는 사람 생각하며 미소를 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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