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버스데이
│오탁번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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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
한참 후에 왔다
─왔데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오늘은 월요일이라고 대꾸했다
─먼데이!
버스를 보고 뭐냐고 묻는 줄 알고
할머니가 친절하게 말했다
─버스데이!
오늘이 할머니 생일이라고 생각한
서양 아저씨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
할머니와 아저씨를 태운
행복한 버스가
힘차게 떠났다
─시집 《우리 동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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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1943~ ) 충북 제천 출생. 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시)로 등단. 시집 《아침의 예언》 《벙어리 강》 등. 시선집 《사랑하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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