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와 寺(절.사찰) - 김홍식 [ 전우회 부산지회 ]

꿈 꾸는 소년 2020. 11. 24. 19:53

시가 있는 곳은

정갈(깨끗하고 깔끔하다.)한 언어가 살아있는 절間이다

 

默言(아무런 말도 하지 않음.)의 나날(계속 이어지는 하루하루의 날들.)

감추어진 冬安居(승려들이 음력 10월 15일부터 이듬해 1월 15일까지 일정한 곳에 머물며 하는 일.)에서도

山門( 또는 절의 바깥문. 산의 어귀.)의 안팎에서 종소리는 떠돌지만

새벽마다 學僧(경전이나 교리 속학을 널리 아는 승려.)의 修練(인격, 기술, 학문 따위를 닦아서 단련함.)이

冥府殿(불교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하여 염라대왕과 시왕()을 모신 법당.)을 향해 覺醒( 깨달아 .)을 깨운다

 

바람을 안고 눈바람 꽃은 風景(산이나 , ,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을 흔들고

새떼 부리는 울렁증에 익숙하지만

墨畵(먹으로 짙고 엷음을 이용하여 그린 그림.)는 먹빛(먹물의 빛깔과 같은 검은빛.)에 젖어있는

詩語의 産室(어떤 일을 꾸미거나 이루어 내는 . 또는 그런 바탕.)이다

 

深淵의 수련화는 解脫(얽매임에서 벗어남.)을 꿈꾸지만

매년 매년 진흙 속에 피고 질 뿐

염회시중은 音律이 없는 깨달음일까

 

 

법고 끈질긴 가죽내는 진정 소리를 품어

山寺의 森羅萬象을 輪廻의 노래 따라

彼岸을 찾아가는

話者처럼 不眠이다